LA 다저스, 16년 컵스 재현 노린다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벌랜더를 꺾었다. LA 다저스가 2016년 시카고 컵스의 재현을 노린다.

LA 다저스는 1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6차전 휴스턴 애스트로스와의 경기에서 3-1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다저스는 시리즈 전적 3승 3패를 기록, 29년만의 월드시리즈 우승 꿈을 이어가게 됐다. 반면 저스틴 벌랜더를 앞세워 창단 첫 월드시리즈 우승을 노리던 휴스턴은 아쉬움 속에 고개를 떨궜다.

다저스는 1988년 이후 29년 만에 월드시리즈 무대를 밟았다. 최근 14시즌 중 9시즌이나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한 다저스였지만 월드시리즈 무대는 쉽사리 다가오지 않았다.

올해는 달랐다. 로스앤젤레스로 프랜차이즈를 이적한 뒤 한 시즌 최다승(104승·기존 102승)을 기록한 다저스는 포스트시즌에서도 승승장구를 이어갔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디비전시리즈에서 3전 전승을 거둔 뒤 시카고 컵스와 맞붙은 챔피언십시리즈에서도 4승 1패 완승을 거뒀다.

이어진 월드시리즈. 상대 역시 100승을 넘긴 만만치 않은 팀이었지만 우승을 노릴 수 있는 적기라고 판단됐다. 출발은 깔끔했다. 1차전에서 클레이튼 커쇼의 7이닝 1실점 호투를 앞세워 3-1로 승리한 것.

이후 2차전과 3차전에서 패했지만 4차전에서 승리, 시리즈 균형을 맞췄다. 하지만 5차전에서 믿었던 커쇼가 무너졌고 결국 연장 혈투 끝에 12-13으로 패했다.

'벼랑 끝'에 몰렸지만 지난해 월드시리즈 우승팀은 다저스보다 더 벼랑 끝에 몰렸던 컵스였다. 컵스는 지난해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의 월드시리즈에서 1, 3, 4차전을 내주며 시리즈 전적 1승 3패가 됐다.

염소의 저주가 또 다시 떠오른 상황. 이 때 대반전이 펼쳐졌다. 5차전에서 3-2, 1점차 승리를 거둔 뒤 적지에서 펼쳐진 6, 7차전에서 모두 이겼다. 말 그대로 대역전극이었다.

지난해 컵스를 생각한다면 다저스의 현실은 그리 나쁘지 않았다. 6, 7차전을 원정경기로 치른 컵스와 달리 다저스는 홈에서 경기 남겨두고 있었다.

문제는 상대 선발이 에이스 벌랜더였다는 것. 우려가 현실이 되는 듯 했다. 다저스 타선은 5회까지 벌랜더를 상대로 이렇다 할 기회조차 잡지 못했다. 단 1안타에 묶였으며 삼진은 8개나 당했다.

그래도 위기를 넘기자 찬스가 찾아왔다. 투수들이 5회초 2사 만루에 이어 6회 2사 1, 2루 위기 때 1실점도 하지 않은 것.

다저스는 6회말 선두타자 오스틴 반스의 좌전안타로 경기 흐름을 바꿨다. 이어 체이스 어틀리의 몸에 맞는 볼로 무사 1, 2루를 만들었다.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앞선 두 타석에서 무기력했던 테일러가 우전 적시타를 날리며 1-1 동점을 만든 것. 이어 시거의 우익수 희생 플라이가 나오며 2-1 역전을 이뤄냈다. 시거가 역전에도 불구하고 아쉬움을 드러낼만큼 홈런성 큼지막한 타구였다.

7회에도 비슷한 양상이 이어졌다. 7회초 2사 1, 3루 위기를 실점없이 끝낸 뒤 7회말 작 피더슨의 좌월 솔로홈런으로 귀중한 추가점을 뽑았다.

다저스는 8회 출발부터 마무리 켄리 잰슨을 투입하는 초강수를 뒀고 결국 6차전에서 승리했다.

시리즈 전적 3승 3패. 벌랜더를 이겨내고 시리즈를 7차전까지 끌고간 다저스가 지난해 컵스처럼 역전극을 일궈내며 월드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차지할 수 있을까.

[LA 다저스 선수들. 사진=마이데일리DB]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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