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선수·코치 무관' 김기태, 사령탑으로 우승 한풀이

[마이데일리 = 잠실 김진성 기자] 26년만의 우승 한풀이다.

KIA 김기태 감독에게 2017년 10월30일은 야구인생에서 가장 잊을 수 없는 하루로 남을 듯하다. 프로에 발을 디딘 후 26년만에 처음으로 한국시리즈 우승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KIA는 이날 두산과의 한국시리즈 5차전서 승리, 시리즈 전적 4승1패로 8년만의 페넌트레이스, 한국시리즈 통합우승을 차지했다.

김 감독은 지난 3일 수원 kt전 승리로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경험했다. 다만, 한국야구 정서는 정규시즌보다 한국시리즈 우승을 더 높게 평가하는 분위기다. 김 감독도 2001년 삼성에서 선수로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경험했다.

그러나 2001년에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맛보지는 못했다. 당시 삼성이 한국시리즈서 두산에 2승4패로 패퇴했기 때문. 결국 '선수' 김기태는 1991년~1998년 쌍방울, 1999년~2001년 삼성, 2002년~2005년 SK서 단 한 번도 한국시리즈 우승을 경험하지 못했다.

지도자가 된 이후도 한국시리즈 우승을 쉽게 달성하지는 못했다. 2006년 SK 코치시절은 물론, 2010년 LG 2군 감독, 2011년 LG 수석코치 시절에도 우승은 다른 팀 얘기였다. 2012년부터 LG 사령탑을 맡았지만, 2014년 5월 그만둘 때 역시 커리어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추가하지 못했다.

감독으로는 2013년에 처음으로 포스트시즌을 경험했다. 정규시즌 2위로 플레이오프에 직행했으나 두산에 1승3패로 패퇴하면서 고개를 숙였다. 2015년 KIA를 맡은 뒤에는 작년에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치렀으나 LG에 1승1패로 물러나면서 역시 우승 실패.

결국 프로 입단 이후 26년이 걸렸다. 그것도 2001년과 2013년에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안긴 두산을 상대로 깔끔하게 복수했다. LG 감독시절부터 선수들을 하나로 묶는 인화의 리더십은 KIA의 성공적 리빌딩의 토대가 됐고, 결국 올 시즌 무관을 털어내고 우승 한풀이를 했다.

김 감독은 이날 한국시리즈 우승과 동시에 KIA와의 3년 계약이 만료됐다. 팀에 8년만에 통합우승을 안긴 감독이다. 이변이 없는 한 역대 최고대우의 재계약이 확실하다.

[김기태 감독. 사진 = 잠실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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