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KIA의 간판' 최형우, 삼성왕조 출신 최초 타 구단 우승

[마이데일리 = 잠실 김진성 기자] 최형우가 삼성에 이어 KIA에서도 우승을 맛봤다.

삼성왕조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타 구단 유니폼을 입고 우승을 차지한 선수가 됐다. KIA는 30일 두산과의 한국시리즈 5차전서 승리, 시리즈 전적 4승1패로 정규시즌, 페넌트레이스 통합우승을 달성했다.

최형우는 2002년 삼성에 입단했다. 이후 방출과 재입단, 무명 시절을 딛고 2008년부터 삼성 간판타자로 활약했다. 2008년, 2010년~2015년에 꾸준히 포스트시즌을 치렀다. 특히 2011년부터 2015년까지 삼성의 페넌트레이스 5연패, 정규시즌 4연패를 이끌었다.

그는 2016시즌을 마치고 삼성을 떠났다. KIA와 4년 100억원에 FA 계약을 맺었다. 그리고 이적 첫 시즌에 KIA에 페넌트레이스, 한국시리즈 통합우승을 안겼다. KIA로선 8년만의 통합우승이었다. 최형우는 2011년~2014년에 이어 3년만의 통합우승. 통산 5번째 통합우승을 경험했다.

최형우가 KIA 유니폼을 입고 우승한 건 색다른 의미가 있다. 2011년~2015년 삼성의 정규시즌, 한국시리즈 통합 4연패, 정규시즌 5연패를 이끈 왕조 주축 출신들 중 처음으로 타 구단에서 우승한 케이스이기 때문이다.

삼성이 최근 2년간 추락한 건 주축선수들을 지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FA 계약을 맺은 간판선수 대다수가 타 구단으로 이적했다. 배영수와 권혁은 한화, 박석민은 NC, 최형우는 KIA로 향했다. FA 계약은 아니지만, 오승환도 일본프로야구 진출로 잃었다. 또 다른 간판타자 채태인은 김대우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넥센에 보냈다.

베테랑 임창용도 일본과 마이너리그 생활을 마치고 2014년 삼성에 복귀, 통합 4연패에 일조했다. 그러나 임창용은 해태 출신이기도 하다. 순수 삼성 왕조 출신 멤버들 중 타 구단으로 옮겨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건 최형우가 최초다.

최형우는 올 시즌 142경기서 타율 0.342 26홈런 120타점 98득점으로 맹활약, KIA의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이끌었다. 이날 포함, 한국시리즈만 38경기를 뛰어본 가을야구 베테랑이다. 지난 37경기서 타율 0.234에 그쳤으나 4홈런 18타점 11득점으로 생산력은 나쁘지 않았다.

톱타자 이명기는 한국시리즈 3차전 직후 "형우 형에게 타격 등 이것저것 많이 물어본다. 대답도 잘해주신다. 워낙 단기전 경험이 많다"라고 신뢰했다. 이게 KIA 통합우승의 숨은 1인치다. 최형우가 올 시즌 가을야구 경험이 없는 KIA 젊은 선수들을 실질적으로 리드하고, 하나로 모으는 역할을 충실히 한 걸 무시할 수 없다. KIA 우승에 삼성 DNA가 있다고 봐야 하는 이유다.

최형우 말고 삼성을 떠난 왕조멤버들 중 누가 또 한국시리즈 우승을 맛볼까. 최형우의 이날 우승이 영원히 특수한 케이스로 남을 수도 있다.

[최형우. 사진 = 잠실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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