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KIA 마운드, 살벌한 두산타선 제어할 수 있나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KIA 투수들은 두산 타선을 어떻게 상대할까.

두산 타자들이 NC와의 플레이오프서 과시한 화력은 살벌했다. 152타수 54안타 타율 0.355 12홈런 49타점 50득점. 특히 박건우~김재환~오재일 클린업트리오의 파괴력이 엄청났다. 박건우는 타율 0.462 1홈런 5타점, 김재환은 타율 0.471 3홈런 9타점, 오재일은 타율 0.600 5홈런 12타점으로 펄펄 날았다.

이밖에 타율 0.357의 허경민, 0.333의 최주환, 표본은 작지만, 0.444의 박세혁이 돋보였다. 0.250의 민병헌도 3차전 결정적인 만루포 한 방으로 이름값을 했다. 3~4차전서 오재일, 최주환에게 밀려 기회를 잡지 못한 닉 에반스의 공백이 전혀 드러나지 않았다.

무대가 한국시리즈로 바뀌었다. KIA 투수들은 달아오른 두산 타선을 잠재울 수 있을까. 한국시리즈 결과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는 부분이다. 타격에 사이클이 있고, 단기전 특유의 에너지 소모를 무시할 수는 없다. 때문에 두산 타선의 사이클이 한국시리즈서 떨어질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그렇다고 해도 KIA 투수들이 두산 타자들의 클러치 능력을 철저히 대비하는 게 한국시리즈 우승을 위한 첫 걸음인 건 분명하다. 플레이오프서 주춤했던 에반스, 오재원 등이 살아날 가능성도 있고, 중심타자들이 좋은 타격감을 이어갈 가능성도 충분하다.

두산 타자들은 플레이오프서 유독 초구 혹은 2~3구 이내에 좋은 결과를 많이 냈다. 3차전 민병헌이 에릭 해커의 초구 바깥쪽 체인지업을 노려 우월 만루포로 연결했던 부분, 4차전 오재일이 NC 정수민과 이민호의 초구 포크볼을 노린 부분 등이 대표적이다. 오재일은 플레이오프 홈런 5방 중 4개가 초구 공략이었다.

오재일은 "일단 NC 투수들이 빠르게 승부를 걸었다. 초구부터 적극적으로 공략하려고 했고, 결과가 좋아서 자신감을 얻어 계속 과감하게 방망이를 돌렸다"라고 했다. 결국, 초구 노림수가 통했다는 뜻이다. 노림수 타격 없이 초구 홈런이 수 차례 나올 수가 없었다. 한국시리즈를 준비하는 KIA 투수들이 참고해야 할 부분이다.

1~2차전 등판이 확실한 양현종, 헥터 노에시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 두 사람이 두산 타자들의 기세를 꺾을 수 있느냐에 따라 한국시리즈 전체 흐름이 달라질 수 있다. 정규시즌 직후 약 3주간 쉬면서 구위를 회복했다. 그것만으로 두산 타자들로선 부담스럽다.

다만, 양현종과 헥터는 정규시즌서 두산 타자들에게 썩 재미를 보지는 못했다. 양현종은 2경기서 1승1패 평균자책점 6.17, 헥터는 5경기서 3승1패를 거뒀으나 평균자책점은 4.06으로 높았다. 두산 역시 양현종과 헥터 공략법을 알고 있다는 뜻이다.

KIA는 선발진보다 불펜이 취약하다. 두산 타자들은 이 부분을 집중 공략할 가능성이 크다. 그만큼 KIA로선 선발투수들이 두산 타자들을 최대한 제어하는 게 중요하다. 경기흐름을 바꿀 수 있는 벤치의 투수교체 타이밍 역시 중요하다.

[양현종(위), 헥터(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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