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잠실 윤욱재 기자] 잠실 2연전을 모두 잡는 건 역시 욕심이었을까.

NC에게 끝내 2연승은 없었다. NC는 18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2017 타이어뱅크 KBO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두산에 7-17로 패했다. 전날(17일)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13-5로 승리한 기운을 이어가지 못했다.

선발투수 이재학이 3이닝 5피안타 4실점으로 무너질 때만 해도 괜찮았다. 이어 등장한 이민호가 2이닝 1피안타 무실점으로 막으면서 6-4 리드를 이어갔기 때문이다.

그러나 NC는 6회말 두산에게 무려 8점을 내주면서 대역전패를 당하고 말았는데 그 악몽의 시작은 바로 구창모의 볼넷 2개였다.

구창모는 정규시즌 내내 들쭉날쭉한 투구를 보여줬지만 포스트시즌에서는 막강한 구위를 앞세워 안정감 있는 피칭을 보여줘 'NC의 미래'로 각광을 받고 있던 참이었다. 김경문 NC 감독도 구창모에 대한 찬사가 나올 때면 손사래를 치면서도 얼굴엔 미소가 번졌다.

이날 구창모에게 주어진 임무는 김재환, 오재일 등 2명의 거포 좌타자를 막는 것이었다. 그러나 구창모는 스스로 무너지고 말았다.

김재환에게 스트라이크 1개도 던지지 못하고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주며 제구 난조에 시달린 구창모는 오재일에게도 볼 2개를 먼저 내줬고 볼카운트 3B 1S에서 파울로 간신히 풀카운트까지는 끌고 갔지만 6구째 볼넷을 내줘 그야말로 '프리패스'를 헌납했다.

2점차 리드를 지켜야 했던 NC로선 이미 불펜에서 몸을 풀고 있던 제프 맨쉽을 마운드에 올려야 했다. 하지만 무사 1,2루는 맨쉽에게도 부담스러운 상황이었고 맨쉽은 양의지에 볼넷을 내줘 만루 위기를 맞은 뒤 최주환에 좌월 역전 만루홈런을 맞아 6-8 역전을 내주는 장면을 허망하게 바라봐야 했다.

야구에선 '투수는 볼넷보다 안타를 맞는 게 낫다'는 격언 같은 말이 있다. 150km에 가까운 빠른 공이 아직 살아있는 구창모가 좀 더 자신 있는 승부를 펼쳤다면 어땠을까. NC의 이날 경기에서 가장 아쉬운 부분이었다.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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