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지예의 에필로그] 소녀시대, 해체 아니라지만 왜 이리 아쉬울까

[마이데일리 = 최지예 기자] 걸그룹 소녀시대는 영원할 수 있을까.

지난 2007년 9인조로 데뷔한 소녀시대는 올해 데뷔 10주년을 맞았다. 그 사이 멤버였던 제시카의 이탈이 있었지만, 8인조 소녀시대는 비교적 굳건하게 팀을 지켜왔다.

동기 원더걸스를 비롯해 2NE1, 카라, 포미닛, 씨스타, 미쓰에이 등 걸그룹이 줄줄이 해체를 선언하는 가운데 지난 8월, 데뷔 10주년 기념앨범으로 컴백하는 소녀시대의 건재가 내심 든든했다. 그러나 빠르게 돌아가는 가요계 속 세대교체는 계속됐고, 소녀시대 역시 숱한 걸그룹들의 한계를 넘어서진 못했다. 여느 걸그룹과 다름 없이 개인의 발전과 팀 존속 사이의 고민은 어쩌면 당연했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결과적으로 소녀시대 중 5인 멤버 태연, 윤아, 유리, 써니, 효연 등은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와 재계약 했고, 수영, 티파니, 서현 등 3인은 재계약이 결렬되며 SM을 떠나게 됐다. 3인 멤버가 SM을 떠나 제 갈 길을 찾게 된 상황은 자연히 완전체 소녀시대에 적신호를 켰다. SM은 "해체는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못을 박았지만, 이 말이 '변함 없이 완전체로 계속 활동'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것을 팬들은 알고 있다.

때문에 아쉽다. 어느 정도 예상 가능했던 일이지만 어쩐지 소녀시대가 더 이상 현역이 아닌 추억의 걸그룹이 되어 버린 것 같은 느낌을 감출 수 없다. 한류를 주도하던 최고의 걸그룹 소녀시대를 더 이상 볼 수 없을 것만 같다.

적을 달리한 소녀시대에 대해 선배 그룹 god의 모델을 제시하며 '따로 또 같이' 활동을 기대하는 이들도 많지만, 이해 관계가 충돌하는 연예계에서 이를 현실화 시키기란 쉽지 않다. 게다가 유닛이 아닌 소녀시대의 이름으로 3인이 빠진 5인조 활동을 하는 것이 어떻게 대중에 비쳐질지 예측하기 어려운 일이다.

"영원히 소녀시대"를 외치던 소녀시대를 기억한다. 우리는 세상에 영원한 게 없다는 걸 알면서도 영원을 바라본다. 닿을 수 없는 영원은 어쩌면 인간이 꿀 수 있는 최고의 꿈이다.

최고의 꿈을 꾼 소녀시대의 분열이 못내 아쉽지만, 그래도 다행인 건 소녀시대가 대중의 추억 속에, 대한민국 가요계 역사 속에서 영원할 거란 확신이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최지예 기자 olivia731@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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