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승엽 36번 영구결번…“팬들 함성, 잊지 않겠다”

[마이데일리 = 대구 최창환 기자] ‘국민타자’ 이승엽(삼성)이 화려했던 선수생활에 마침표를 찍었다. 삼성은 영구결번식을 비롯해 화려한 은퇴식을 진행, 이승엽과의 마지막 추억을 새겼다.

이승엽은 3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의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홈경기에 3번타자(1루수)로 선발 출장했다.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자신의 은퇴경기였다.

이승엽은 5타수 2안타(2홈런) 3타점 2득점으로 활약, 삼성의 10-9 승리에 힘을 보탰다. 이승엽이 이날 1회말(투런홈런)-3회말(솔로홈런) 만들어낸 연타석홈런은 자신의 통산 28번째 기록이었다.

이로써 이승엽은 일본프로야구 시절을 제외한 KBO리그 통산 15시즌 동안 1,905경기에 출장, 타율 .302(7,132타수 2,156안타) 467홈런 1,498타점 1,355득점을 남기게 됐다.

삼성은 경기종료 후 이승엽의 명성에 걸맞은 은퇴식을 진행했다. 권영진 사장이 이승엽에게 감사패 및 선물을 전달했고, 선수단은 순금 야구공과 기념패를 선사했다. 또한 은사인 서석진 감독은 경북고 모자를, 우용득 감독은 삼성 입단 당시 유니폼을 이승엽에게 선물했다.

전광판을 통해 ‘코리안특급’ 박찬호의 축하 인사도 상영됐다. 박찬호는 “국민타자 이승엽이 팬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한다고 들었다. 정말 아쉽다. 새로운 생활과 사회인으로서의 도전을 응원한다. 노고와 수고에 박수를 보낸다. (이)승엽아. 수고했다”라고 말했다.

이승엽은 이어 라이온즈파크를 가득 메운 팬들에게 고별사를 전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렇게 삼성라이온즈파크를 가득 채워준 관중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삼성 라이온즈 선수가 꿈이었고, 그 꿈을 이뤘다”라고 운을 뗀 이승엽은 “꿈을 이루고 팀의 우승, 은퇴식까지 설 수 있게 돼 너무나 영광스럽다. 23년을 뛰면서 정말 기뻤던 날 슬펐던 날, 너무나 많았다. 그 슬픔도 오늘 자리에서만큼은 잊어버리려고 한다”라고 덧붙였다.

선수생활을 마무리한 이승엽은 아직 향후 거취에 대해 정하지 않았다. 당분간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며 미래를 구상한다는 계획이다.

이승엽은 “야구선수 이승엽은 이제 사회로 떠난다. 하지만 이 자리에는 많은 후배들이 있다. 여러분들이 응원해주는 삼성 라이온즈 선수들에게 격려를 보내주시면, 우리 선수들이 다시는 실수하지 않고 프로야구선수다운 플레이를 할 것”이라며 삼성을 향한 변함없는 성원을 당부했다.

이승엽은 이어 “23년간 힘들 때나 기쁠 때나 항상 응원하고 성원해주신 모든 분들에게 정말 감사드린다는 인사를 드리고 싶다. 지금 여러분들의 함성소리, 기억하겠다. 잊지 않겠다. 언젠가는 여러분들에게 보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싸우고, 사회에 나가 열심히 생활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자신의 응원가를 소리 높여 부른 관중들을 향해 감사의 인사를 전한 이승엽은 이어 타석에 들어섰다. 그리곤 마지막 스윙으로 팬들에게 작별을 고했고, 삼성은 화려한 레이저쇼를 펼치며 야구장의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이승엽은 이어 이날 자신이 입었던 유니폼을 구단에 반납, 은퇴를 알렸다. 삼성은 이승엽의 등번호 36번을 영구결번으로 지정했고, 우측 외야에는 이승엽의 심찬양 작가가 제작한 은퇴 기념 그래피티도 새겼다.

은퇴경기에서도 변함없었던 장타력, 알찼던 은퇴식까지. 이승엽은 그간 쌓은 경력만큼이나 화려했던 선수로서의 마지막 하루를 보내며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이승엽. 사진 = 대구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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