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KIA, 김기태 감독 메시지 "이 또한 지나가리라"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이 또한 지나가리라."

KIA는 시즌 막판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 23일 광주 kt전서 승리, 3연패를 벗어났다. 페넌트레이스 우승 매직넘버는 6. 잔여 7경기서 6승을 하면 자력으로 한국시리즈 직행을 확정한다. 하지만, 한창 잘 나갔던 시즌 초~중반에 비해 페이스가 떨어진 건 분명하다.

타자들이 23일 kt전서 5개의 홈런을 터트렸다. 그러나 전반적인 페이스가 시즌 중반 한창 좋았을 때에 비해 좋지 않다. 마운드는 선발, 불펜 할 것 없이 기복이 있다. 투타 밸런스가 엇박자를 내면서 9월 성적은 9승10패. 23일 승리로 한 숨 돌렸다. 그래도 잔여 7경기는 살얼음판이다.

두산이 KIA를 1경기 차로 바짝 뒤쫓는다. KIA는 잔여경기서 두산보다 2패 이상을 하면 2위로 추락한다. 타 구단 한 지도자는 "이제 누가 유리하다고 볼 수도 없다. 누가 말을 하지 않아도 KIA는 0.5경기 차(23일 경기 직전)를 의식하고 있을 것이다. 그걸 이겨내야 한다"라고 했다.

김기태 감독은 의연했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라고 했다. 구체적으로 "돌아보면 시즌 내내 쉬운 상대는 단 한 팀도 없었다. 작년에도 시즌 막판에 겨우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했다. 멋진 경험을 하지 않았나. 이번에도 이겨낼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김 감독은 "선수들은 (페넌트레이스 우승)간절하다. 스트레스를 받는 걸 알고 있다"라고 했다. KIA 선수들, 코칭스태프, 프런트 모두 8년만의 페넌트레이스 우승과 한국시리즈 직행을 간절히 바란다.

23일 광주 kt전 타격연습 때 가수 싸이의 히트곡들이 주로 흘러나왔던 평소와는 달리 타자들의 타석 등장 테마송이 흘러나왔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다. 경기장 음향 담당자가 알아서 침체된 분위기를 바꿔보려고 했다.

김 감독은 이럴 때일수록 의연하게, 과감하게 위기를 대처해나가야 한다고 했다. 시즌 내내 그랬던 것처럼 "간이 커야 한다"라고 했다. 구체적으로 "두려워서 해야 할 플레이를 못하면 안 된다. 좋은 결과가 나올 걸 예상해서 행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라고 했다.

선수들은 체력적으로 힘들고, 심리적으로 쫓긴다. 이중고다. 그러나 김 감독은 "그럴 때일수록 간이 커야 한다. 어차피 야구를 하다 보면 실책, 병살타가 나오지 않을 수 없다. 과감하게 해야 한다"라고 주문했다.

평소 말이 많지 않은 김 감독이 어렵게 입을 열고 선수들에게 메시지를 던졌다. 결국 경기는 선수들이 풀어간다. 선수들이 승수를 쌓으면서 자신감을 찾고, 좋은 흐름을 찾고, 순위다툼의 주도권을 잡아야 한다. 그래서 23일 광주 kt전 승리는 의미가 있었다. 김 감독의 동행 리더십도 시험대에 올랐다.

[김기태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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