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 후련하다" 삼성화재 만난 유광우의 기분

[마이데일리 = 천안 윤욱재 기자] "뭔가 후련해진 것 같아요"

풀어야 할 '숙제'를 마친 기분이었을까. 평생 삼성화재맨으로만 뛰던 유광우는 지난 시즌을 마치고 갑작스러운 이적을 받아들여야 했다. 삼성화재가 FA 시장에서 박상하를 야심차게 영입하면서 유광우가 보상선수로 우리카드 유니폼을 입은 것이다.

리그를 대표하는 베테랑 세터의 이적은 '핫이슈'가 아닐 수 없었다. 더구나 유광우는 지난 시즌까지 삼성화재에서만 뛰었던 '원클럽맨'이었다.

아직 V리그는 개막하지 않았으나 KOVO컵에서 '친정' 삼성화재를 만났다. 유광우는 지난 21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준결승전 상대로 삼성화재와 마주한 것이다.

경기는 유광우가 속한 우리카드의 승리. 파다르의 미친 서브 퍼레이드에 힘입어 3-1로 승리했다.

유광우는 어떤 마음으로 친정팀과 대결에 임했을까. 경기 후 유광우는 "뭔가 후련해진 것 같은 느낌이 있다"고 표현했다.

"나도 모르는 부담 속에서 경기를 한 것 같다"는 유광우는 "경기가 끝나고 나니 후련한 기분이 있다"고 말했다.

경기에 앞서 삼성화재 선수들과 만나는 것도 조심스러워 했다. 유광우는 "일부러 거의 대화를 하지 않았다. 눈 인사 정도만 했다. 타이스와 안부 정도 물었다"고 밝혔다.

타이스는 유광우에게 "어디로 간 것이냐"면서 "빨리 와서 '삼성! 삼성!' 기합을 넣어달라"는 말로 그리움을 표현했다.

하지만 승부는 승부. 타이스가 발목 부상을 딛고 이날 출전을 감행하면서 우리카드도 이에 대한 대비책을 세워야 했다. 지난 시즌 호흡을 맞췄던 유광우가 나서야 했다. "사실 타이스가 뛸줄 몰랐다"는 유광우는 "경기장에 들어와서 선수들과 이야기하면서 이것저것 맞췄다"고 말했다.

어제는 동료였지만 오늘은 적이다. 앞으로 치열한 레이스를 예고하는 V리그에서는 양팀이 만났을 때 어떤 결과를 만들어낼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일단 KOVO컵을 통해 친정과의 어색한 만남을 마치며 1단계를 풀어낸 유광우가 다음 만남에서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도 궁금하다.

[우리카드 유광우가 22일 오후 충청남도 천안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2017 천안·넵스컵 프로배구대회' 남자부 준결승 삼성화재와 우리카드의 경기에서 인사하고 있다. 사진 = 천안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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