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리뷰]‘괜찮아요, 미스터 브래드’ 열등감을 치유하는 마법

[마이데일리 = 곽명동 기자]지옥으로 가는 길은 ‘비교’로 뒤덮혀있다. 남과 비교하는 순간, 지옥의 문이 열린다. 특히 자신보다 더 잘나가는 ‘친구’와의 비교는 우울과 불안의 수렁을 파는 지름길이다. ‘카페인 증후군’(카카오톡,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앞 글자를 딴 신조어로 상대적 박탈감에 따른 우울증을 느끼는 상태)에 시달리는 관객이라면 ‘괜찮아요, 미스터 브래드’는 위안과 치유의 손길을 내밀 것이다.

비영리 단체에서 일하며 평범한 하루를 보내는 브래드(벤 스틸러)는 사회에서 부와 명예를 거머쥔 대학 동창을 보며 우울감에 빠진다. 백악관 출신에 사회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크레이그, 절대 갑부 제이슨, 은퇴 후 안락한 삶을 살아가는 빌리는 브래드에게 선망의 대상이다. 아이비리그에 진학하려는 아들 트로이(오스틴 에이브람스)와 함께 보스턴으로 캠퍼스 투어를 떠난 브래드는 아들이 실수로 하버드 면접기회를 잃게 되자 껄끄러운 사아가 된 크레이그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괜찮아요, 미스터 브래드’는 대다수 사람이 경험하는 ‘열등감 폭발’을 극복하고 낮아진 자존감을 회복하는 이야기를 따뜻하게 그린 작품이다. 20대에 자신감이 충만했던 브래드가 40대에 성공을 이룬 친구들을 보며 느끼는 무기력과 좌절감은 누구나 한번쯤 경험해봤을 감정으로 관객의 공감을 자아낸다.

브래드가 상상하는 친구들의 잘나가는 일상과 자신의 현실적인 처지를 비교하는 대목은 위트와 유머로 반짝거리고, 아들의 면접을 성사시키는 과정에서 빚어지는 에피소드는 따뜻함과 긴장이 공존하며 극에 흥미를 불러 일으킨다. 거칠고 불안한 느낌의 현악기와 조용하고 잔잔한 분위기의 피아노를 대비시켜 친구들에게 열등감을 느끼는 브래드의 심리를 음악적으로 드려내는 방식이 신선하고, 보이스오버 내레이션으로 브래드의 복잡한 내면을 표현한 점도 돋보인다.

결국 ‘괜찮아요, 미스터 브래드’는 브래드의 마음 속으로 떠나는 내면여행이고, 사회적 지위에 대한 불안증세를 극복하는 성장영화다. 영화가 끝나면 브래드의 어깨를 토닥거려주고 싶은 마음이 들 것이다. 당신도 같은 같은 증세를 겪고 있으니까.

[사진 제공 = 영화사 진진]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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