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정환 "신뎅기·칩사마, 너무 큰 잘못…갚으며 살 것"(일문일답)

[마이데일리 = 박윤진 기자] "더 이상의 실망과 사건사고는 없습니다."

해외 원정 도박과 뎅기열 거짓말 파문 후 7년여 만에 케이블채널 엠넷 '프로젝트S : 악마의 재능기부'(이하 '악마의 재능기부')로 복귀 한 가수 신정환이 다시 한번 고개를 숙이며 대중에게 용서를 구했다.

21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한 카페에서 신정환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이날 신정환은 기자들을 둘러보고 "제가 일주일 전에 문득 생각을 했다. 1994년 데뷔해서 많은 사건 사고도 있었고 기쁨과 즐거움도 있었는데 지난 시간과 시절을 되돌아 보니 한 번도 이런 자리나 기자들과의 관계나 사이가 매끄럽지 못했던 거 같다. 소속사에 (기자간담회) 제의를 했다. 고개를 떳떳이 들고 대화를 하는 게 어색하지만 지금까지 살면서 처음인 자리인 만큼 더 이상의 실망과 사건사고는 없다는 다짐을 드린다"며 조심스럽게 말문을 열었다.

2014년 극비리에 결혼식을 올린 뒤 싱가포르에 아이스크림 가게를 열어 사업가로 변신한 신정환은 장고 끝에 지난 4월 소속사 코엔스타즈와 전속 계약을 맺고 복귀를 선언했다. 2세 소식까지 전하며 여러 차례 사과 메시지로 대중을 설득했지만 반응은 여전히 싸늘하다.

이하 일문일답.

-뎅기열 사건에 대해 속 시원하게 해명해 달라. 시간을 되돌린다면 언제로 돌아가고 싶은가?

"2010년 당시 필리핀 휴가 차 놀러 갔을 때 일이 있었고 저희 가족을 비롯한 주위 사람들이 굉장히 놀랐고 많은 연락이 왔고 한국 뉴스 보도에 크게 보도가 되면서 그때 당시 제 심정이 지금도 그 때를 생각하면 왜 그랬는지, 남자 답지 못하고 왜 그래야만 했는지 아직도 많은 후회와 감정이 생긴다. 흔히 '신뎅기' '칩사마'라고 불러주시는데 이 자리에서 말씀 드린다는 게 변명하고 싶어선 아니고, 그때 너무 많은 말들과 언론 보도나 이런 게 나가서 당시 제 머릿속엔 아무 생각도 나지 않고 혼란스러웠다. 그러는 와중에 아는 지인 분이 뎅기열 이런 게 유행하고 있는 거니까 본인이 병원에 가서 말하는 게 어떻겠냐고 얘기하셨다. 제 마음은 혼란스러웠고 소속사에 연결을 해서 말을 했겠지만 그때는 팬들이 생각 나서 병원에 있는 인터넷에 접속을 해서 팬들에게 말을 했던 거다. 저의 이미지나 모든 게 큰 실수가 돼서 감당할 수 없는 무게로 왔고 그 당시에 제가 더 이상 언론 보도나 변명을 하거나 반박을 하거나 그럴 입장이 아니었던 걸로 생각이 든다. 사실 포기한 상태였다. 제 인생에 가장 큰 잘못이었다. 많은 분들이 왜 바로 사과하지 못했냐고 했는데 갚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2006년으로 돌아가고 싶다. 군 복무를 하고 나와서 컨츄리 꼬꼬를 준비할 때, 그 때로 돌아가고 싶다."

-뺀질 거리는 예능 이미지는 언제쯤 회복 가능한가?

"예전에 활동할 때 보여드렸던 캐릭터나 모습들이 토크쇼 위주였지만 그 모습이 제 모습이었다. 지금 현재에는 주위에서 많은 말들이 있었다. 주위 동료들이나 팬들에게 물었다. 있는 그대로 현재의 미안한 마음을 보여주면서 서서히 풀어가라는 얘기였다. 첫 프로그램을 하면서 아직까지는 표정관리나 조심스러운 것도 사실이다. 관찰 예능이 오랜만에 보여드리는 것이 참 좋다고 생각됐다. 제일 친한 탁재훈 형과 단 둘이서 스태프 없는 환경에서 자유롭게 둘만 있다고 생각하고 말을 하니까 오히려 더 자연스러웠고 안정적이었다. 재훈 형과 관찰 예능이 처음이고 뜻하지 않은 멘트에 웃음이 많이 나왔다. 당황하거나 어색해 하는 모습에 '처음 보는 모습'이라며 웃어줬다. 누구나 다 어떤 프로그램이든 포맷이든 첫 시도엔 힘들듯이 저는 그런 거에 몇 배로 더 어색하고 힘들었는데 지금 3, 4회 촬영 중이다. 회가 갈수록 더 자연스럽고 솔직한 모습을 보여드려야겠다는 생각이다."

-복귀 이유가 아이 때문이었나?

"팬 카페에 글을 올리면서 아이 이야기를 몇 번 했다.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고 충분히 반론이 나올 수도 있다. 제가 처음에 생각나고 미안했던 건 저를 좋아해주신 대중들에게 큰 빚을 지었다고 생각했고 저에 대한 손가락질이나 등을 돌리신 분들을 제에게 다시 돌리고 싶은 마음이었다. 글을 올릴 당시엔 아이가 나오기 직전이었고 밤에 글을 올리다가 아이 이야기를 전했다. 제 스스로가 대중에 설 수 있는 게 아이였기 때문에 그렇게 글을 썼다."

-부정적인 반응을 보고 복귀 결정을 후회하진 않았나? 탁재훈도 함께 욕을 먹고 있는 것에 대해선?

"인터넷 댓글이 룰라 때는 없었던 걸로 안다. 댓글이 생기고 나서부터 그때부터 제 이미지는 안 좋았다. 그 사건 말고도 죽을뻔한 사건도 있었다. 자전거로 위험했던 적도 있고 바이크 사고로 사경을 헤맨 적도 있다. 제가 하는 프로그램이 잘 돼서 인기가 많았을 때도 제 기억엔 좋은 얘길 못 들었던 거 같다. 복귀에 대한 후회는 없다. 재훈이 형이 7년 전에 그렇게 해서 이렇게 됐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얘기를 해주는데 후회가 되더라.

탁재훈에게 고맙다. 기획단계에 같이 하겠다고 했을 때는 걱정도 됐다. 재훈이 형이 복귀를 잘 해서 잘 하고 있는데 7년 동안 쉬다가 어려운 동생을 함께 하겠다는 게 마음 속에 고마움이 너무 많은데 진실하게 표현을 못 했다. 첫 방송 나가고 댓글이 많아진 것에 대해 저 때문에 상처 받지 않을까 걱정이 됐다."

-'라디오스타' MC 복귀는 생각이 있나?

"아직도 제 마음속엔 늘 고맙고 그리운 자리다. (복귀에 대해) 많이들 물어보시는데 솔직히 제 마음은 다시 가고 싶다고 갈 수 있는 자리가 아니다. 10년 동안 '라디오스타'를 이끌고 사랑해주신 분들이 저를 움직여줄 수 있는 것이다. 가고 싶다고 말씀 드리는 건 아닌 것 같다. 저 말고도 그 자리는 많은 분들이 잘 해주셨다."

-과거 방송 태도 논란도 많았다. 진정성에 대한 지적도 있는데.

"마이크를 차면서 소중하고 이렇게 마음이 좋아지는 걸 왜 못 느꼈을까 했다. 그 전에는 많이 긴장도 되고 7년이란 시간이 길게만 느껴졌는데 마이크를 차는 순간 굉장히 마음이 편해졌고 좋았다."

-음반 등 다른 방법이 아닌 예능으로 복귀한 이유는 뭔가?

"가수로 활동하다 방송하며 방송인이라는 말을 들었고 예능 프로그램들이 많이 생기면서 예능인이란 이름이 붙었다. 예능이라도 관찰이란 게 붙었기 때문에 제 심정이나 분위기나 컨츄리 꼬꼬로 만나 보여드리는 게 맞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든 사람이 좋아해 줄 순 없을 것 같다. 복귀 마음을 먹은 순간, 보시는 분들에게 만이라도 진정성을 보여드려서 한 분이라도 더 돌리고 싶다는 마음이 있다. 댓글을 보는데 앞뒤 없이 안 좋은 얘기 해주시는 분들도 있고 날카롭게 지적해주시는 분들도 있다. 오랜만에 웃었다는 긍정적인 댓글도 봤다. 지금은 제가 다 술술 잘 풀려서 할 거란 생각은 없다. 조금씩 조금씩 다가가고 싶다. 예전 예능 이미지도 좋아해주셨지만 일어서는 모습으로부터 웃음을 줄 수도 있을 것 같다."

-대중에게 보여주고 싶은 모습은?

"활발하게 활동 많이 할 때 모습. 머리와 마음 속에 준비가 돼 있다.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잘 모르겠지만 점점 좋아지고 있다는 말씀 드리고 싶다. 또 다시 재치 있고 활발하고 말을 잘하면서 깐족거리는 이미지를 다시 보여드리고 싶다."

-'악마의 재능기부' 첫 방송을 본 소감은 어땠나?

"방송 서 너 시간 전부터 TV를 틀어놨다. 초조함과 떨림이 아이가 나오는 시간보다 더 긴장이 됐다. 아내는 별말 없었지만 저는 새로웠다. 재훈이 형이랑 함께 촬영한 건데도 방송에서 말하는 모습 보고 저 혼자 웃기도 했다."

-방송국 외 개인 채무가 있다. 규모가 어느 정도 되나?

"'일밤'의 한 프로그램을 할 때 그땐 계약금이 있었다. 회당 제 기억으론 몇 회 분 묶어서 선 지급을 받았다. 그게 남아 있는 걸로 기억한다. 그건 갚아 나가야 한다. MBC 방송으로 갚는 게 아니라 다른 방송을 해서라도 갚겠다. 사실 7년 동안 수입이 없었다."

-복귀까지 가족들의 반대는 없었나? 가장으로서의 각오도 들려달라.

"아내는 내가 아무 것도 아닐 때 곁을 지켜줘서 결혼까지 하게 됐다. 많이 미안하다. 아내도 그렇고 장모님까지 제가 신랑이고 사위인 걸 아니까 주변이 신경 쓰이고 불편할 거다. 어디 나가서 신정환 가족이라고 떳떳하게 얘기할 수 있는 게 아니니까. 그런 불편한 점을 느꼈다. 미안한 마음이 든다."

[사진 = 코엔스타즈 제공]

박윤진 기자 yjpar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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