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노리는 우리은행 김정은, 두 가지 숙제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우리은행 김정은은 올 시즌 부활을 노린다.

무릎 수술과 재활로 지난 두 시즌을 제대로 치르지 못했다. 2017-2018시즌은 3년만의 풀타임 시즌이다. 선수출신 남자 트레이너와 계속 1대1 연습을 했고, 엄청난 체력훈련을 소화하며 1개월 앞으로 다가온 시즌을 준비 중이다.

16~18일 한일 여자농구 클럽 챔피언십은 김정은의 부활 예고편이었다. 16일 JX전서는 3점슛 4개 포함 37점 10리바운드를 뽑아냈다. 17일 삼성생명전(19점 12리바운드), 18일 도요타전(25점 7리바운드) 역시 좋은 활약을 펼쳤다.

FA 계약 이후 약 1~2개월간 착실히 재활, 경기에 나설 수 있는 몸을 만들었다. 이후 위성우 감독 특유의 강훈련을 버텨냈다. 게임체력이 서서히 올라오면서, 예전 기량이 나오기 시작했다. 역시 기본적인 재능과 센스가 있다. 몸 상태만 제대로 갖춰지면 득점력은 보장된 선수다. 저돌적인 돌파와 다양한 슈팅 기술, 임영희, 박혜진과의 연계플레이가 돋보였다.

위 감독은 김정은을 칭찬하지 않는다. JX전 37점을 두고 "상대가 정은이를 몰랐기 때문이다. 친선 대회라 헐렁하게 임했다. 정은이가 슛 감각이 좋은 날이었다"라고 평가했다. 사실이다. 선수의 기량, 특히 김정은처럼 부상 이후 재기를 노리는 선수에 대한 평가는 1~2경기로 정확하게 하기 어렵다. 농구는 상대성이 지배하는 종목이다.

김정은은 크게 두 가지 숙제를 받았다. 일단 더 완벽하고, 강인한 게임체력을 갖추는 것이다. 위 감독은 "JX전만 해도 그렇다. 3쿼터까지 잘했지만, 경기를 마무리한 건 임영희, 박혜진이었다. 김정은은 전반전용이다"라고 했다.

실제 임영희, 박혜진이 JX전 4쿼터 승부처서 결정적인 득점을 올렸다. 두 사람이 실질적으로 우리은행 승리를 이끌었다. 김정은의 발은 상대적으로 무뎠다. 많이 좋아졌지만, 여전히 게임체력이 완벽하지 않다는 뜻. 삼성생명전은 기록은 나쁘지 않았으나 팀은 졌다. 전반적인 임팩트는 떨어졌다. 도요타전 4쿼터 5득점이 있었지만, 오히려 도요타에 크게 쫓긴 경기였다.

김정은도 "4쿼터에 쥐가 나는 경험은 처음이다. 영희 언니나 혜진이는 수년간 우리은행에서 강훈련을 하면서 몸이 만들어진 것 같다"라고 했다. 위 감독도 "일본 연습경기서도 4쿼터에 발을 질질 끌더라. 그런 경험도 필요하다"라고 했다. 장기적으로는 김정은이 몇 시즌 우리은행에서 생활하면 체력은 박혜진, 임영희처럼 좋아질 수 있다.

또 하나는 빅맨 역할이다. 양지희와 이선화의 은퇴, 김단비의 보상선수 이적으로 우리은행은 토종 4~5번 높이가 현저히 낮아졌다. 티아나 하킨스가 곧 합류한다. 하지만, 하킨스는 쉐키나 스트릭렌과 출전시간을 나눠 갖는다. 빅맨 수비를 할 수 있는 최은실도 햄스트링 부상으로 비 시즌 훈련을 전혀 소화하지 못하고 있다.

때문에 180cm의 김정은이 사실상 팀 내 최장신이다. 4~5번을 소화하면서 상대 장신 외국선수, 토종 빅맨들과 매치업을 할 수밖에 없다. 위 감독은 빅맨에게 필요한 각종 잔기술을 김정은에게 전수하고 있다.

물론 몸 컨디션이 더 올라오면, 10~20분 정도는 김정은이 골밑에서 버텨낼 수는 있다. 위 감독도 "울면서, 욕 먹으면서 하고 있다"라고 했다. 하지만, 김정은은 전문 빅맨이 아니다. 당연히 시즌에 돌입하면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김정은이 상대 빅맨을 막아도 어느 정도의 팀 디펜스는 불가피하다. 그 과정에서의 세부적인 움직임, 순간적인 요령을 익혀나가는 과정에서 시행착오를 극복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빅맨으로서 2대2 수비 움직임도 중요하다. 단순히 빅맨들의 포스트업만 막는다고 완벽한 수비는 아니다. 이런 부분들은 김정은의 완전한 부활과 함께, 우리은행의 올 시즌 운명을 가를 수 있다.

김정은은 "빅맨 수비가 중요하다. 선수출신 남자 트레이너와 계속 연습하고 있다. 빅맨 수비만 되면 내가 공격할 때 그 선수를 외곽으로 끌어낼 수 있기 때문에 공격하기도 쉬워진다"라고 했다. 우리은행의 공격옵션과도 연관된 부분. 위 감독은 "정은이가 스트레스를 받는 걸 알고 있다. 하지만,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김정은. 사진 = W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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