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걸린 제주 조성환 감독의 수원 징크스 깨기

[마이데일리 = 수원 안경남 기자] 조성환 제주 유나이티드 감독이 ‘수원 징크스’를 깨고 K리그 우승 경쟁을 이어갔다.

제주는 20일 오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2017 30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3-2로 승리했다. 승점 3점을 추가한 제주는 17승6무7패(승점57점)를 기록, 선두 전북 현대(승점60)와의 승점 차를 3점으로 좁히며 우승 경쟁에 불을 지폈다.

제주는 수원에 약하다. 역대 전적에서도 21승15무40패로 열세다.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난 조성환 감독도 “수원에게 한 번 밖에 이기지 못했다. 최근뿐 만 아니라 10경기에서 8번을 졌다”며 수원 징크스를 인정했다.

그래서 더 이번 경기가 중요했다. 조성환 감독은 “이럴수록 냉정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과거 전적은 잊고 새롭게 접근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조성환 감독은 “이번 시즌 수원과 만날 때 상황이 좋지 못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다르다”고 했다.

조성환 감독의 바람은 경기 시작 9분 만에 현실이 됐다. 알렉스의 롱패스가 수원 신화용 골키퍼의 키를 넘기는 행운의 골이 터지며 리드를 잡았다. 이어 5분 뒤에는 진성욱이 추가골을 기록하며 분위기를 가져왔다.

위기도 있었다. 두 골 차 리드 후 수원의 파상 공세에 밀려 수비가 흔들렸다. 결국 전반 막판 산토스에게 실점하며 추격을 허용했다. 제주의 수원 징크스가 다시 작동하는 것이 아니냐는 불안감이 감돌았다.

그러나 제주는 후반 5분 윤빛가람이 환상적인 기술과 슈팅으로 팀의 세 번째 골을 뽑아내며 수원의 추격에 찬물을 끼얹었다. 제주에겐 매우 중요한 득점이었다. 자칫 수원에게 넘어갈 수 있는 분위기를 다시 가져오는 계기가 됐기 때문이다.

결국 두 골 차 승기를 잡은 제주는 수원의 퇴장으로 수적 우위까지 점하며 귀중한 승점 3점을 챙기는데 성공했다.

이로써 제주는 최근 수원전 6경기 무승(1무5패) 부진에서 벗어났다. 또한 지난 2015년 10월 18일 1-0 승리 후 2년 만에 수원을 꺾으며 마침내 징크스에서 탈출했다. 이상하게 수원만 만나면 작아졌던 제주가 모처럼 활짝 웃었다.

조성환 감독에게도 의미 있는 승리였다. 제주 감독 부임 후 단 한 번 밖에 승리하지 못했던 수원에게 두 번째 승점 3점을 챙기는데 성공했다. 코치 시절까지 포함하면 세 번째 승리다.

[사진 = 프로축구연맹]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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