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회 내려온 류현진, 아쉬움 속 '빅게임 피처' 입증했다

[마이데일리 = 이후광 기자] 5회를 버티지 못했지만, 그래도 류현진은 ‘빅게임 피처’다웠다.

류현진(LA 다저스)은 18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워싱턴 D.C. 내셔널스파크에서 열린 2017 메이저리그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원정 3연전 마지막 경기서 선발 등판해 4⅔이닝 3피안타 2볼넷 5탈삼진 무실점으로 6승에 좌절했다. 투구수는 98개.

이날은 류현진의 12일만의 등판이었다. 최근 등판이었던 6일 애리조나 홈경기서 6이닝 3피안타 7탈삼진 5볼넷 1실점을 남긴 뒤 로테이션을 한 차례 거른 것. 당초 12일 내셔널리그(NL) 서부지구 최하위 샌프란시스코전 등판이 예정됐지만, 체력 안배 차원에서 휴식을 부여받았다.

체력을 비축하고 만난 팀은 NL 동부지구 우승이 이미 확정된 워싱턴. 상대가 최약체에서 난적으로 바뀌었다. 워싱턴은 NL서 다저스 다음으로 승률이 높은 강팀이다. 대니얼 머피, 라이언 짐머맨, 브라이스 하퍼, 앤서니 렌던 등 강타자들이 즐비하고, 특히 렌던과 짐머맨은 좌투수에게 유독 강하다. 류현진은 지난 6월 6일 홈에서 워싱턴을 만나 7이닝을 소화했지만 4실점했다.

아울러, 상대 투수가 리그를 대표하는 우완 강속구 투수 스티븐 스트라스버그였다. 스트라스버그의 경기 전 성적은 25경기 13승 4패 평균자책점 2.64. 커쇼-슈어저에 이어 리그 평균자책점 3위에 최근 무려 35이닝 무실점 행진 중이었다. 류현진 입장에선 여러 모로 까다로운 상황이었다.

그러나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류현진은 스트라스버그와 대등한 투수전을 펼치며 이른바 ‘빅게임 피처’임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1회를 가볍게 삼자범퇴로 처리한 그는 2회 2사 1, 2루 위기를 삼진과 투수 땅볼로 극복했다. 3회는 다시 삼자범퇴였으며 4회엔 대니얼 머피에게 안타를 맞았을 뿐 나머지 타자는 모두 범타였다. 5회 2사 후 스트라스버그와 터너에게 내준 연속 볼넷이 ‘옥에 티’였다.

다저스는 현재 마에다 겐타, 알렉스 우드, 리치 힐, 류현진을 놓고 포스트시즌 3, 4선발을 구상 중이다. 이미 지구 우승이 기정사실화된 상태서 사실상 매 경기 투수들의 모의고사가 치러지고 있는 셈이다.

그런 가운데 류현진은 이미 지난 6일 애리조나전에서 잭 그레인키를 만나 6이닝 1실점의 대등한 승부를 통해 우위를 점했다. 이번에도 스트라스버그와 투수전을 펼치며 '빅게임 피처'라는 이미지를 다시 한 번 남겼다. 강팀에 강한 면모를 보인 류현진이 가을야구 선발 마운드에 오를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류현진. 사진 = 마이데일리 DB]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