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포커스] "돕겠다"는 히딩크, "요청하겠다"는 축구협회…논란도 지속?

[마이데일리 = 김종국 기자]히딩크 감독이 직접 자신의 입장을 나타냈지만 또다른 논란의 불씨를 남겼다.

히딩크 감독은 14일 오후(한국시각)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논란이 됐던 자신의 한국 축구 감독 부임설에 대한 입장을 전했다. 히딩크 감독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한국 국민이 원하고 필요로 하면 어떤 형태든 어떤 일이든 기여할 용의가 있다"고 전했다.

대한축구협회는 히딩크 감독의 기자회견이 끝난 후 공식 입장을 드러냈다. 축구협회는 "히딩크 감독의 관심과 사랑에 감사드린다"며 "내년 러시아월드컵에서 우리 대표팀이 좋은 성과를 거두는데 히딩크 감독이 많은 도움을 주시기 바란다. 기술위원회 및 신태용 감독과 협의하여 히딩크 감독에게 조언을 구할 사항이 있으면 언제든지 요청하겠다"고 발표했다.

히딩크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대표팀 감독 부임 가능성에 대해선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다. 한국 대표팀 감독 부임이 쉽지 않다는 뜻을 나타냈고 한국축구를 위해 자문하는 것은 기꺼이 응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히딩크 감독이 러시아월드컵에서 한국대표팀 지휘봉을 잡는 것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가운데 히딩크 감독이 한국 대표팀 감독 부임에 대한 의사를 나타낸 시기가 논란이 되고 있다. 히딩크 감독은 국내 관계자를 통해 지난 6월 대표팀 감독을 맡아볼 의지가 있다고 전했다. 반면 축구협회는 히딩크 감독측으로부터 공식적인 제의를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지난 7일 월드컵 본선 9회 연속 진출을 확정한 우즈베키스탄 원정을 마치고 귀국한 축구협회의 김호곤 기술위원장은 히딩크 감독 부임설에 대해 "어떻게 이런 이야기가 나왔는지 궁금하다. 히딩크 감독 측에서 나온 건지 알고 싶다"며 "협회는 예선을 치르며 대표팀에 부족한 부분을 공유했고 본선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자고 의기 투합한 상황에서 이런 이야기가 나와 불쾌하다"는 뜻을 나타냈다.

히딩크 감독이 14일 기자회견에서 지난 6월 대표팀 감독 부임에 대한 의사를 나타냈다고 언급하면서 또다른 논란이 발생했다. 히딩크 감독측과 축구협회의 진실공방으로 전개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김호곤 기술위원장은 이런 논란이 발생하자 지난 6월 노제호 히딩크재단 사무총장으로부터 받은 SNS 메시지를 공개했다. 김호곤 기술위원장이 공개한 메시지에서 노제호 사무총장은 '러시아월드컵 국대 감독을 히딩크 감독께서 관심이 높으시닌 이번 기술위원회에서 남은 두 경기만 우선 맡아서 월드컵 본선을 진출시킬감독을 선임하는게 좋을 듯 합니다. 월드컵 본선 감독은 진출 확정 후 좀 더 많은 지원자 중에서 찾는게 맞을 듯 해서요~~~ㅎ'라는 의견을 전달했다.

축구대표팀은 지난 6월 슈틸리케 감독이 경질됐고 이후 감독 신임 감독 선임에 대한 절차와 논의가 있었다. 슈틸리케 감독 경질 후 김호곤 기술위원장이 선임됐고 지난 7월 4일 신태용 신임 감독 선임이 결정됐다. 월드컵 본선행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한국축구 역사에 남을 역적이 될 수도 있는 부담스런 자리를 신태용 감독이 맡게 됐고 결국 월드컵 본선행에 성공했다. 당시 대표팀 감독의 임기가 월드컵 최종예선 2경기로 한정됐다면 그 누구도 대표팀 감독직을 수락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당시 대표팀 감독을 선임해야 할 기술위원장이 공석이었던 축구협회가 히딩크 감독의 측근이라는 이유만으로 축구협회 외부 인물의 SNS 메시지에 공식적으로 반응하는 것도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다.

한국축구는 지난 2014년 브라질월드컵을 앞두고도 대표팀이 여론의 비난을 받았다. 당시 선수 발탁 원칙 논란에 이어 홍명보 감독의 'B급 선수' 발언이 국내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을 폄하하는 발언으로 잘못 전달됐고 축구대표팀은 월드컵 이전부터 비난 여론 속에서 대회를 준비해야 했다. 2018 러시아월드컵이 9개월여 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이번 논란이 대표팀 경기력 향상에 도움이 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할 필요도 있다.

[사진 = 마이데일리 DB]

김종국 기자 calcio@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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