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우, KIA가 내놓는 2017년 마지막 비밀병기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올 시즌 마지막 비밀병기다.

대부분 사령탑은 장, 단점이 명확한 2군 유망주를 1군 중요보직에 갑작스럽게 배치하려고 하지 않는다. 단점에 의한 부작용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유망주 개인의 사기저하와 팀 전력에 미치는 악영향을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다.

상대적으로 KIA 김기태 감독은 유망주들을 1군에 과감하게 기용하는 편이다. 과감한 포지션 실험도 마다하지 않는다. 지난 2년간 그런 식으로 리빌딩을 했다. 김호령이나 노수광(SK로 트레이드) 같은 야수들을 발굴했다. 올 시즌에도 최원준을 자주 1군에 불렀다. 수비력이 다소 떨어지지만, 타격 잠재력이 있다. 부작용도 있지만, 소기의 성과도 있었다.

이젠 투수 차례다. 올 시즌 퓨처스리그서 꾸준히 선발로테이션을 소화한 우완 이민우가 14일 부산 롯데전에 선발 등판한다. 임기영이 닷새만에 나설 수도 있다. 그러나 팔꿈치 통증에서 벗어난 뒤 복귀한 투수를 굳이 무리시키지 않기로 했다. 12일 SK에 충격의 대역전패를 당했지만, 무리수를 두지 않았다.

이민우는 순천효천고-경성대를 거쳐 2015년에 1차 지명을 받았다. 2년만에 선발 등판으로 1군 데뷔전을 갖는다. 입단 후 팔꿈치 수술을 받고 군 복무를 소화했다. 올해 4월 말에 제대한 뒤 6월부터 선발 수업을 받았다.

경성대 시절에 150km을 상회하는 패스트볼을 던졌다. 그러나 다소 많이 던진 후유증이 있었다. 결국 수술로 고비를 넘겼다. 이후 최고구속이 147km 수준으로 떨어졌지만, 여전히 구위 자체는 좋은 편이다. 정회열 퓨처스 감독도 "올 시즌 이민우를 발견한 게 수확"이라고 했다.

이민우는 "2군에서 선발로 던지면서 최대 100개 이상까지 던졌다. 패스트볼을 제외하면 슬라이더가 주무기다. 그러나 폼을 조금 바꾸면서 감을 잡지 못하고 있다. 최근에는 스플리터도 던졌다"라고 했다.

이민우가 퓨처스리그서 압도적 성적을 남긴 건 아니다. 그는 "솔직히 2군은 쉬운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았다. 컨디션에 따라 투구내용이 달랐다"라고 했다. 데뷔전 목표도 소박하다. 그는 "4이닝 2실점 정도만 했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이어 "고효준 선배님이 1위팀 투수답게 자부심을 갖고 던지라고 말씀하셨다"라고 덧붙였다.

KIA는 올해 퓨처스리그 남부리그 2위를 차지했다. 1군 주전들이 거치는 경찰 야구단을 제외하면 기존 남부리그 2군 구단들 중에선 가장 좋은 성적을 거뒀다. 그만큼 KIA 퓨처스에도 유망주가 적지 않다.

KIA는 김 감독 부임 이후 상대적으로 마운드에서 젊은 투수가 1군 전력으로 많이 올라오지 못했다. 이민우는 영건 선두주자다. 사실상 올 시즌 1군에서 내놓는 마지막 비밀병기다. 이번 1군 데뷔전을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1군에서 많은 경험을 쌓아야 할 투수다.

당장 KIA가 이민우에게 많은 걸 바라지 않는다. 얻어맞아도 보고, 시련도 좀 더 겪으면서 성장해야 한다. 현재 KIA는 불펜 고민이 심각하다. 그러나 이민우는 시간을 갖고 육성해야 할 선발 자원이다. KIA는 이민우를 충분히 기다릴 여력이 있다.

[이민우. 사진 = KIA 타이거즈 제공, 인천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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