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인터뷰③] '나폴레옹' 대현 "아이돌 아니었으면 저 안 썼을 거예요"

[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MD인터뷰②]에 이어

"아이돌 아니었으면 저 안 쓰셨을 거예요."

그룹 B.A.P 대현은 솔직했다. 굳이 자신을 꾸미지 않았고, 솔직히 인정했다. 뮤지컬 '나폴레옹'을 통해 아이돌 가수 데뷔 6년차에 뮤지컬에 처음 도전하게 된 만큼 다시 배우고자 하는 마음이 크다.

뮤지컬 '나폴레옹'에서 나폴레옹 동생 뤼시앙 역을 맡은 대현은 뮤지컬배우로 발돋움 하기 위해 노력중이다. 함께 무대에 오르는 동료들의 도움을 받아가며 하나부터 열까지 배우고 있다고.

아이돌 가수들의 뮤지컬 진출이 활발한 현재 대현은 왜 이제서야 뮤지컬을 하게 됐을까. 그는 "때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 같다"고 답했다. "회사에서 기회를 주셨고 이제는 정말 해보고 싶은 욕구가 많이 생겼다"고 밝혔다.

뤼시앙의 분량이 많지 않지만 기회를 잡은 만큼 감사한 마음 뿐이다. 그는 "분량 욕심은 없다. 지금 이만큼의 분량도 나한테는 충분히 많은 걸 얻을 만하다"며 "이것 만큼이라도 잘 살려서 관객 분들에게 뭔가 감동이든 스토리든 확실하게 전달할 수만 있다면 나는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어떤 뤼시앙을 표현해야 될까?'라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는데 같은 역을 하는 형들을 보니 다 다르더라고요. 처음엔 정말 대사와 노래 외우는 게 다였던 거예요. 근데 하면서 뤼시앙에게 제 성격과 닮은 부분이 있다는 걸 알았어요. 당연히 기본적인 대사를 숙지하면서 정말 내가 생각한대로 해보자는 생각을 했어요. 철은 없지만 세상에 눈을 빨리 뜬 열여섯살 소년이고 정의감이 넘쳐서 어떻게 보면 눈 감고 지나갈 상황을 못 넘어가는, 착하지만 가끔은 바보 같은 무식하기도 한 뤼시앙이라고 생각해요."

대현은 뤼시앙과 닮은 점을 묻자 "내가 좀 무식한 스타일이라 그냥 아닌건 아니고 맞는건 맞다 이런걸 표현하고 싶어하는 성격"이라면서도 "근데 그렇게만 표현해버리면 불편한 점이 생긴다는걸 지금의 나는 아는데 그 때의 뤼시앙은 모를 거라 생각했다. 대사나 연기의 흐름을 보면 그렇다. 마음 속에서 우러나오는 감정이 극대화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대현은 뮤지컬에 도전하면서 많은 것들이 바뀌었다고 했다. "모든 게 바뀌었다"고 표현할 정도. "가치관도 바뀌고 음악적인 스타일도 많이 바뀌었다"며 "지금은 완전히 뮤지컬에 푹 빠져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그러나 대현은 뮤지컬에 대해 아직 모르는 게 많다. 아직 많은 작품을 보지도 못했고, 오로지 영상을 통해서만 접했다. '아직은 도전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라고 생각하는 것도 이 때문일 터.

그는 "영상에 많이 빠져서 보고 있는데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나 '데스노트', '킹키부츠', '헤드윅' 등의 영상을 봤다"며 "음악이 좋은 작품들이 좋은데 턱없이 부족하다는걸 알고 있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대현은 "언젠가 기회가 되면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는 꼭 하고 싶다. 가창력 부분도 자신 있다"며 "너무 유명하고 완벽한 작품 아닌가. 노래도 좋은 작품이라 꼭 해보고 싶다. 예수와 유다 둘 다 해보고 싶은데 지금은 유다라는 역할을 많이 찾아보고 있다"고 했다.

뮤지컬에 도전한 만큼 대현에게는 뮤지컬에 대한 더 깊은 고민도 필요해 보인다. 가수 활동과 뮤지컬배우 활동을 병행하는 선택을 하게 될 경우 더 그렇다. 어느것 하나 쉽게 봐서는 안된다. 두마리 토끼를 거머쥐기 위해선 현명한 조율도 필요하다.

대현은 "창법에 대해선 오랜 시간이 필요하고 많이 내려놔야 하는 부분"이라며 "선배님들과 비교할 수는 없지만 어느 정도 기본적인 지식들을 갖고 있는 상태에서 발성과 창법을 바꾼다는 것 자체가 힘들다. 오랜 시간이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아이돌 하다가 뮤지컬 하는 선배님들 중 잘 하는 분들을 보면 진짜 인정할 수밖에 없게 되고 '나도 그렇게 할 수밖에 없어야돼' 하는 계기가 돼요. 지금은 조금씩은 바꿔 보려고 노력을 하는 단계고 그게 저한테 정말 도움이 되는 중인 것 같아요. 레슨 같은 경우 어떻게든 받고는 싶은데 그것도 잘 모르겠어요. 레슨을 받게 돼버리면 뭔가 내 것이 사라질 것만 같다는 생각도 드는데 부족한 부분은 확실히 레슨 받아서 얻으면 좋긴 해요. 근데 지금 제가 있는 곳에서 보고 듣고 느끼는 것만으로도 레슨이 되더라고요. 확신에 찬 연습을 많이 하고 있어요."

아무래도 그룹 활동과 함께 해야 하는 만큼 본격적인 연습에는 거의 참여하지 못했다. "솔직히 뮤지컬 연습을 할 때부터 제대로 된 연습을 한적이 거의 없다"고 고백한 대현은 "그렇다고 쉰적이 없다. 작업이 힘들다. 녹음도 하고 안무 연습에 해외 투어, 다른 스케줄도 있고 뮤지컬 연습도 가야 했기 때문에 이번에는 연습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단 한 번도 만족한 적이 없다"고 솔직히 털어놨다.

이어 "뮤지컬 연습 갈 때마다 눈치가 보였다. 대선배님들도 아침에 오셔서 연습하는데 스케줄 하고 왔다가 다시 가고 이런 게 눈치가 많이 보였다"며 " 따로 연습하다 보니까 목소리도 안 나올 때가 있고 조합이 안 돼서 문제가 많이 있었다. 오히려 공연이 시작되고 나서는 더 여유가 생겼는데 그 아쉬움은 절대 잊을 수 없는 것 같다. 계속 있다"고 말했다.

"내가 조금만 더 연습을 할 수 있고 몰입을 할 수 있는 시간이 있었다면 좀 더 잘 할 수 있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는데 이건 제 의지와 상관없이 할 수가 없었어요. 그렇다고 해서 그 스케줄들에 대해 안 좋은 감정이나 하기 싫었다거나 하진 않았어요. 다 하고 싶었죠. 하지만 욕심이 컸어요. 연습량이 부족한 게 컸던 것 같아요."

아쉬움이 남지만 그래도 뮤지컬을 한다는 것만으로도 만족했다. "확실히 뮤지컬은 보면 볼수록 빠져 들더라"며 "뮤지컬 시작하고나서부터는 무언가 하는 것 자체가 즐거웠다. 내가 하는 일 대부분이 음악을 하는 거라 콘서트 하는 것만으로도 꾸준히 실험을 하게 되더라. 뮤지컬에서 배웠던 것들을 여기서도 해보고 또 콘서트에서 느낀점을 뮤지컬에서 풀어내고 힘든게 없고 계속 어떻게 보면 나 혼자서 생각하는거지만 난 계속 늘고 있다는 느낌적인 것을 받아서 뭘 할 때마다 재밌게 했다"고 했다.

"솔직히 아이돌 출신이 아니었다면 뮤지컬에서 저 안 쓰셨을 것 같아요. 팬분들은 확실히 많이 찾아 오시고 아이돌에 대한 생각을 갖고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팬덤을 갖고 있고 티켓파워가 많진 않아도 있으니까요. 컴퍼니 자체에서도 나를 불러주신 것 자체가 모험일 수 있어요. 그래서 감사하고요. 솔직히 죄송한 부분이 많지 감사함을 받을 수가 없는 상황이에요. 스케줄이 많이 변동되고 그런 점에서 문제점이 많이 생기니까요. 더 열심히 해야죠."

대현은 아이돌이기 때문에 뮤지컬 무대에서 활동하는 것에 대해 겸손한 마음을 더 크게 갖고 있지만 아이돌 출신 편견에 대해서는 전혀 두렵지 않다. "그건 정말 깨기 쉬운 부분이라 생각한다"고 자신 있어 했다.

"안 그래도 그런걸 많이 듣고 들어갔는데 그냥 내가 잘 하고 사람들에게 예의를 다 갖추고 정말 '내가 아이돌이야' 이런 말도 안되는 행동만 하지 않으면 충분히 깰 수 있는 부분이라 생각해요. 지금은 선배님들 안에서 그런 불편함을 전혀 느끼지 않아요. 어떻게 하냐에 따라 달라질 거라 생각해요. 아무래도 경력이 없는 상황에서 많은 사람들을 제치고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되다 보니까 내가 생각해도 충분히 오해를 할 수 있는 부분이고 그렇게 생각을 안 좋게 가져도 충분히 이해해요. 그 안에서 잘 표현하면 괜찮다고 생각해요."

대현은 뮤지컬을 하면서 시야가 넓어졌다고 했다. 예전에는 어렵고 힘들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별 게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고. "이번에 뮤지컬 하면서 모든 생각이 바뀌고나니 다 재밌었다. 힘든 것도 즐거웠고 안 되는 것도 즐거웠다. 다 즐거웠다"며 웃었다.

그는 "지금 제 원동력은 제 욕심밖에 없다"며 "가족, 회사, 이런 것들은 정말 기본이고 노래 시작할 때부터 내 욕심으로 시작했기 때문에 그 욕심이 과해졌을 때는 항상 안 좋은 결과를 초래하긴 했는데 이제는 그걸 막아설 수 있겠다는 마음이 드는 때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냥 대현으로서 전 정말 매력이 없는 사람이에요. 답답한 부분이 많죠. 가요계에 있는 내 모습은 이제는 뭔가 그래도 조금은 예전보다는 많이 능숙해지고 많이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겠다는 확실한 콘셉트와 이미지를 많이 전달할 수 있겠다는 프로페셔널 해져가는 대현의 모습이에요. 뮤지컬 쪽에서는 정말 새내기죠. 바보같이 열심히만 하려고 하는 새내기의 모습인 것 같아요."

뮤지컬 '나폴레옹'. 공연시간 170분. 오는 10월 22일까지 서울 송파구 샤롯데씨어터.

[사진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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