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인터뷰②] '나폴레옹' 대현 "팬 아닌 일반 관객 확실히 냉정해, 노력 단계"

[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MD인터뷰①]에 이어

아이돌 멤버들이 뮤지컬 무대에 섰을 때 힘들어하는 부분이 있다. 자신만 바라봐 주는 고정 팬들이 아닌 일반 관객들을 만나야 한다는 것. 다시 평가 되어야 하고, 이전과는 다른 반응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 부담이 되기도 한다.

그룹 B.A.P 대현은 뮤지컬 '나폴레옹'을 통해 뮤지컬에 첫 도전하면서 이같은 반응을 받아들이는 중이다. '나폴레옹'에서 나폴레옹 동생 뤼시앙 역을 맡은 그는 뮤지컬에 대해 잘 몰랐던 만큼 모든 것들이 배움의 연속이다.

대현은 "뮤지컬을 볼 기회가 없었다. 혼자 연습실에 있는게 대부분이었다"며 "뮤지컬 시작하기 전에는 '난 연습만 하면 돼'라는 생각만 했다. 부족한 걸 알고 있고 뭘 해도 연습을 하자는 게 기본적인 베이스였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뮤지컬을 많이 보지도 않은 상황에서 왜 뮤지컬 무대를 꿈꾸게 됐을까. 그는 "나는 항상 분출하고 싶어 하는 욕구가 많다"고 입을 열었다.

"음악적인 부분에서도 분출하고 싶은 욕구가 엄청 컸어요. 근데 이게 팀적으로 계속 하다 보면 뭔가 3분이라는 시간을 주고 거기서 내가 맡아서 할 수 있는 시간은 길어봤자 30초에서 1분도 안 됐죠. 그 짧은 시간에 모든 걸 퍼부어야 하다 보니까 부족한 부분이 많았던 것 같기도 해요. 나의 음악적인 색깔을 많이 알려주고 싶고 보여주고 싶은데 부족하다는 것을 많이 느꼈어요."

솔로 활동을 시작하며 답답했던 게 풀어졌다는 대현은 뮤지컬을 하면서도 자신의 한계를 경험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신선한 경험들을 많이 했다"고 밝힌 그는 "하지만 뮤지컬은 아직까지는 해소시키기 보단 만들어 나가서 내 것을 만들어 나가는 느낌이라 지금은 나아가는 단계다. 나아가는게 갖춰졌을 때 그 때 확 풀고 싶다"고 고백했다.

팬들의 반응과 일반 관객의 반응은 확실히 달랐다. "일반 관객분들은 확실히 냉정하더라"라고 밝힌 대현은 "가요계에서만 하다 보니까 어느 정도 팬들의 품 안에서 감싸져 있었다. 그러다 보니까 그게 적응돼서 평가를 받는 것이 마음 아팠을 때가 있었다"며 "하지만 확실히 부족한 것과 내가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된 계기가 됐다"고 털어놨다.

사람들 말을 별로 신경 쓰지 않고 악성댓글에도 감흥이 없는 그이지만 뮤지컬은 첫 도전인 만큼 반응이 신경 쓰이긴 했다. 그러나 멤버들은 가족의 마음으로 응원해 주긴 하지만 뮤지컬 경험이 없는 탓에 세세한 부분들은 잘 모르고, 인맥이 넓은 스타일도 아니라 주변에 물어볼 곳도 없었다. 때문에 맨땅에 헤딩하듯 본인이 이같은 반응을 더 신경 써야 했다.

"팬들 피드백이나 일반 관객들 피드백은 솔직히 어느 정도 생각만 하고 있으면 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신경 안 써요. 오히려 선배님들이 피드백을 많이 해주세요. 노래나 연기 코치도 해주시고 레슨 아닌 레슨도 해주셨죠. 가장 큰 도움이 됐던건 무대 들어가기 전에 한마디가 큰 도움이 됐어요. 안에 계신 모든 배우분들이 저의 상황과 저의 느낌을 알고 계시더라고요. 아무래도 새내기고 나이도 막내고 정말 아기잖아요. 정말 저를 아껴주는 느낌이었어요. 그래서 더 열심히 할 수밖에 없었고요."

대현은 힘들 수 있는 단계도 아니고 슬럼프라 칭할 수 있는 시기도 아니라고 했다. 연기적으로는 배우고 발전하는 단계이기 때문에 힘들다고 말할 단계는 아니라는 것.

"힘든 걸 느낄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 노래도 처음 시작했을 때 1~2년은 힘든 거 모르고 열심히만 했다"며 "그 때 해본 기억이 있다 보니까 지금 여기는 딥하게 할 필요가 없다는 걸 느꼈다. 뭔가 기본적인 게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 뭔가 내가 그걸 어떻게 하려고 하면 순리가 안 맞다고 생각한다. 기본적인걸 갖춰 놨을 때 그 때 힘든 게 찾아올 거라 생각한다"고 고백했다.

"데뷔 후 슬럼프가 끊임없이 왔던 것 같아요. 솔직히 쉰적이 없거든요. 데뷔하고나서 자부할 수 있는 게 유일하게 쉰 적이 없다는 건데 노래를 놓은 적이 단 한번도 없어요. 계속 끊임없이 달리려고만 하니까 거기에서 슬럼프가 많았죠. 슬럼프에 빠지면 또 좌절하고 세상 끝까지 가는 스타일이에요. 그것 또한 이번을 통해서 많이 깨졌어요. 내가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게 있는데 예전에는 할 수 있다고만 생각해서 계속 끊임없이 하다 보니 거기에 대한 문제점도 많이 생겼는데 뮤지컬을 하면서 내가 하고싶어도 안 되는 게 있다는 걸 느꼈어요.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부분들이 확실히 있구나."

시간과 노력의 필요성을 깨달은 만큼 더 자신의 현 상황을 직시하게 된다. "뮤지컬 쪽에서는 확실히 쌓아놓은게 없기 때문에 만들어놔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힌 대현은 "일단 지금의 내 것을 만들자는게 가장 크다"고 말했다.

"솔직히 이제 프로로서 프로라는 타이틀을 걸고 했을 때 나의 행동이나 말이나 그런 시스템적인 부분들을 맞춰 나가는 부분에서의 견해가 달라지긴 했어요. 옛날에는 정말 좁았다면 지금은 그래도 넓어지려고 노력중이죠. 그래서 지금 가요는 원래 내가 하던 것들이기 때문에 편한데 아직 뮤지컬 쪽에서는 끊임 없이 배워 나가야 할 단계예요."

뮤지컬 '나폴레옹'. 공연시간 170분. 오는 10월 22일까지 서울 송파구 샤롯데씨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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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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