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인터뷰②] '3일간의 비' 이윤지 "'왕가네'서 만난 오만석, 연출로 만나니…"

[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MD인터뷰①]에 이어

배우 이윤지가 오만석과 연극으로 만났다. 배우와 배우가 아닌 배우와 연출로 만나 연극 '3일간의 비'를 무대에 올리고 있다.

연극 '3일간의 비'는 1995년과 1960년대의 다른 두 시대적 배경을 바탕으로 우연히 발견한 일기장을 통해 과거의 진실을 들여다 보는 작품. 극중 이윤지는 1인 2역으로 30대 모범적인 가정주부 낸과 정반대의 성격을 지닌 그녀의 어머니 라이나 역을 연기한다.

'3일간의 비'는 다소 불친절한 작품이기 때문에 배우들의 열띤 토론이 필요했다. 아무런 토대가 없는 초연인 만큼 연출과의 소통도 중요했다.

이윤지는 "오만석 연출님이 의도한 방향대로 잘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모호하게 펼쳐진 단편들이 펼쳐져 있는데 이런 것들을 좀 더 효과적으로 전하는데 연출님 역할이 크다"고 밝혔다.

"원작과 다른 부분도 많아요. 정신없이 이야기가 진행되는데 각각의 독립적인 단편들이 모여서 평행선을 이루게끔 하고자 하는게 연출님의 큰 그림이죠. 나중에 복기해 보면 '이렇게 되는 거구나' 싶어요."

이윤지는 배우로서 대사를 열심히 외우는 것에 집중했다고. 정보를 많이 전달해야 하는 탓에 관객들이 한순간을 놓치면 모든 끈을 놓게 되는 만큼 이야기를 전달하는 배우의 역량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는 "각색본이 너무 훌륭하기도 했고 연출님이 배우이다 보니 저희가 연기하기 쉽게 섬세한 작업을 해주셨다. 번역이나 단어들의 연결이 그렇다"며 "배우니까 이렇게 해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아주 묘하게 맞춰 놓은 느낌"이라고 털어놨다.

"4년 전에 연극 '클로저' 할 때 만났던 배우가 오만석이에요. 그 때 '드라마 왕가네 식구들'에서 형부 역으로 8개월이나 만났죠. 근데 이번에 연출로 만났을 때는 너무나 다른 느낌이었어요. 그 때는 배우 대 배우로 만나서 그런지 아니면 역할상, 형부와 처제 관계여서 주고 받을 신이 없어서 그런지 모르겠는데 이토록 그가 부드러운 리더십을 갖고 있는지 몰랐죠."

이윤지는 배우 아닌 연출로서 만난 오만석을 높게 평가했다. 다음 작품에서도 오만석 연출이라면 작품이 아닌 연출만 보고도 바로 출연을 결정할 수 있을 정도라고 했다.

"굉장히 좋은 분을 만났어요. '진짜 이런 연출 없다'는 생각이 들죠. 연극은 세 개째지만 드라마는 편수가 또래에 비해 많은 편이라 그만큼 많은 연출자를 만났어요. 근데 그 안에서 TOP3에 들어요. 그렇다고 사람만 좋으냐, 그것도 아니에요. 자기가 하고 싶은건 또 다 해요. 배우를 설득시키고 이해시키고 잘 끌어가고 맛있는 거 사주고 정말 좋은 연출이죠."

연극 '3일간의 비'. 공연시간 120분. 오는 9월 10일까지 서울 종로구 아트원씨어터 2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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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악어컴퍼니, 나무엑터스 제공]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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