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국, "자신보다 동료를 돋보이게 해야 한다"

[마이데일리 = 파주 안경남 기자] 2년 10개월 만에 축구대표팀에 돌아온 ‘라이언 킹’ 이동국(38)이 팀의 위해 희생하는 모습을 보이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동국은 21일 파주NFC에 입소해 “파주가 많이 바뀐 것 같다. 낯설지 않을거라 생각했는데 바뀐 것을 보니 빨리 적응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신태용 축구대표팀 감독은 팀에 경험을 불어 넣기 위해 백전노장 이동국을 과감하게 발탁했다. 이동국은 “명단 발표전에 신태용 감독님과 통화를 했다. 경기 외적으로 뽑을거라면 안 들어가는게 낫겠다고 말했는데 그것이 아니고 실력적으로 필요하다고 말씀해주셨다”며 “아직도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있다는 것에 기쁘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표팀이란 곳이 누구나 들어올 수 있지만 아무도 들어올 수 없는 곳이기도 하다. 나 역시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 이번 경기는 다른 때와 다르다. 월드컵 본선이 걸려 있다”고 덧붙였다.

이동국은 대표팀 안에서의 희생을 강조했다. 그는 “축구인으로서 대표팀을 밖에서 봤을 때 희생하는 선수들이 이전보다 없어 보였다. 대표팀 자체가 움직여야 하는데 몇몇 선수에 의해 움직였다. 자신이 돋보이기 보다 동료들을 돋보이게 한다면 분명 좋은 결과를 얻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동국은 막내 아들 대박이의 캐릭터가 그려진 티셔츠를 입고 대표팀에 합류했다. 그는 “시안이 캐릭터로 기념으로 만들었다.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아이들의 응원을 받기 위해 티셔츠를 입었다”고 웃었다.

그러면서 “아직은 아이들이 한국 축구가 어떤 상황인지는 모르는 것 같다. 그러나 아빠가 대표팀에 뽑힌 것은 인지하고 있다. 시안이가 대표팀 유니폼을 입은 걸 본 적이 없는데, 월드컵으로 가는 중요한 길목에서 뛰는 걸 보여주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한국은 오는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이란을 상대한 뒤 내달 5일에는 우즈베키스탄 원정에서 최종전을 치른다. 현재 조2위에 올라 있는 한국은 자력 진출을 위해 반드시 승리해야 하는 경기다.

이동국은 “이란과 경기는 항상 고비 때마다 있었는데 좋은 기억이 많이 없었던 것 같다”면서 “그러나 이번에는 홈이고 벼랑 끝 승부라는 생각으로 준비한다면 조기 진출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자신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대표팀이라고 다를 건 없다. 전북에서 하는 역할과 비슷할 것이다. 나이가 적든, 많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경기에서 자신이 필요한 선수라는 걸 증명하고 동료를 빛나게 해주면 좋은 결과가 따라올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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