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T 우타자 봉쇄' 류현진, 타선 침묵 앞에서 눈물

[마이데일리 = 이후광 기자] 류현진이 내부의 적을 극복하지 못했다.

류현진(LA 다저스)는 20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코메리카 파크에서 열린 2017 메이저리그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와의 원정 3연전 2차전에 선발 등판해 5이닝 3피안타 4볼넷 4탈삼진 무실점에도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 투구수는 89개.

류현진의 디트로이트전 등판 키워드는 막강 우타 라인 봉쇄였다. 디트로이트는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 4위(53승 68패)로 사실상 포스트시즌이 물 건너간 상황. 그러나 올 시즌 좌완투수를 상대로 타율 .285 장타율 .499, OPS .846의 강세를 보였다. 이는 전체 1위에 해당하는 기록. 이안 킨슬러, 저스틴 업튼, 미겔 카브레라, 빅터 마르티네스 등 정상급 우타자들이 즐비했다. 아울러, 디트로이트는 이날 류현진을 상대로 9명 전원을 우타자로 배치하는 맞춤형 라인업을 꺼내들었다.

그러나 류현진은 매 이닝 탁월한 위기관리능력을 뽐내며 막강 우타 라인업을 봉쇄했다. 1회 선두타자 킨슬러를 볼넷으로 내보냈으나 후속 세 타자를 모두 범타 처리했고, 2회 선두타자 닉 카스테야노스의 중전안타는 마르티네스의 병살타로 지웠다.

압권은 3회였다. 내야안타와 볼넷 2개로 자초한 2사 만루 위기서 카브레라를 3구 삼진으로 돌려세운 것. 이어 4회 2사 후 제임스 맥캔의 볼넷, 5회 1사 후 킨슬러의 2루타 역시 실점으로 연결되지 않았다.

적은 내부에 있었다. 타선이 올스타 출신 우완 마이클 풀머에게 5회까지 2안타 2사사구 무실점으로 묶인 것. 1회초 선두타자 크리스 테일러가 볼넷으로 출루하며 득점 지원이 이뤄지는 듯 했지만 후속타가 없었고, 2회는 삼자범퇴로 싱겁게 물러났다. 3회와 4회 출루는 모두 병살타로 무산. 그리고 5회 역시 그랜더슨-그랜달-곤잘레스가 범타로 물러나며 무득점 행진이 계속됐다.

투구수가 89개에 도달한 류현진은 그렇게 득점 지원을 하나도 받지 못한 채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류현진의 올 시즌 득점 지원은 경기 당 평균 4.28점으로 리그서 불운한 투수에 속한다. 가장 큰 과제로 꼽혔던 디트로이트 우타 타선 봉쇄는 이뤄냈지만 결국 타선 침묵이라는 내부의 적을 극복하지 못했다.

[류현진. 사진 = 마이데일리 DB]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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