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소원의 프리즘] '리얼' 베드신 불법영상 유출, 리얼입니까

[마이데일리 = 신소원 기자] 영화 '리얼'의 일부 장면이 영상으로 유출됐다. 최근 한국영화계에서 벌어지기 힘든 일이다.

김수현의 4년 만의 복귀작이자 20대의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고 알려졌던 '리얼'이었지만, 개봉 전부터 시나리오가 어렵다는 얘기가 나돌았고 감독이 촬영 후반부에 교체되는 등 내부적으로도 말도 탈도 많았던 작품이었다.

지난 26일 언론시사회를 통해 처음 베일을 벗었다. 2시간 17분에 달하는 긴 러닝타임에서 챕터3로 나뉜 '리얼'은 장태영(김수현) 앞에 나타난 또다른 장태영이 대결구도를 이뤘고 김수현이 표현하는 두 인격체의 연기를 보는 재미에 빠져들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마무리 단계에서 감독은 스스로 미로에 빠졌고 제대로 매듭을 짓지 못한 채 여러 화려한 영상미를 강조했다. 언론시사회 이후 기자간담회에서 이사랑 감독은 "모호하게 느끼실 수도 있는데 그런 애매함이 포인트였다"라고 말해 더욱 의아함을 자아냈다.

시사회를 통해 기자들이 먼저 영화를 보지만, 결과적으로 상업영화의 가치 판단을 하는 것은 관객들의 몫이었다. 28일 개봉된 '리얼'의 반응을 보기 위해 각종 SNS를 찾아본 결과, "내용이 전혀 이해되지 않는다", "김수현만 고군분투한 영화", "마지막 무용같은 액션은 왜 넣었는지 이해가 안되네", "감독이 무슨 말을 하려는 건지 모르겠다" 등 어리둥절 혹은 분노를 표출하는 반응을 보였다.

결국 감독은 관객들을 이해시키는 데도 실패한 듯 보인다. '리얼'은 개봉 당일에는 14만 명의 관객을 동원했지만 다음 날인 29일에는 5만 여 명의 관객몰이에 그쳐 뚝 떨어진 스코어를 기록했다. 이런 배경에는 재미가 없다는 실질적 관객들의 입소문이 있었지만, 이와 별개로 충격적인 불법 파일 유출도 원인이 됐다.

SNS를 통해 '리얼'의 영상이 퍼져나갔다. 그동안 일부 관객들이 관람 인증샷을 찍어 SNS에 올리는 경우는 있었지만, '리얼'처럼 베드신 부분만 악의적으로 편집해 유출한 경우는 거의 이례적이다. 해당 내용은 장태영(김수현)과 송유화(설리)의 정사씬으로, 그 부분만 누군가 휴대전화로 몰래 촬영해 유출한 것으로 보인다.

'리얼'을 향한 혹평과 불법 유출은 전혀 다른 맥락이다. 영화가 만족스럽지 못하다고 해서 해당 베드씬만 기다렸다는 듯이 유출이 되는 것은 가히 충격적이다. 배우에게는 초상권 침해, 작품으로서는 저작권 침해다. 제작사 코브픽쳐스 측은 "일부가 불법 촬영으로 인해 유출됐다. 강경한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전했다.

'리얼' 뿐만 아니라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옥자' 또한 29일 개봉 당일부터 P2P 사이트에서 불법 파일이 여러 건 게재됐다. '불법 유출'에 대한 경계심이나 저작권 개념 자체가 없는 행위다. '리얼'은 데뷔 10주년을 맞은 김수현이 자신의 20대 대표작이 되기 위해 모든 것을 쏟아부은 작품이면서, 110억의 중국 자본이 투자된 작품이다. 또 '옥자'는 약 600억 원의 넷플릭스 자본이 투입된 대작으로, 예산은 물론 오랜 기간 작품을 위해 노력한 스태프들의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든 불법 행위다. 제작사의 말대로, 최초 유포자에 대해 강경한 처벌이 이뤄져야 할 때다.

[사진 = CJ엔터테인먼트 제공]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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