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9승' SK 켈리, "팀이 이겨야 내 투구도 의미 있다"

[마이데일리 = 인천 고동현 기자] 이제 켈크라이는 없다.

메릴 켈리(SK 와이번스)는 22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 6이닝 6피안타 4탈삼진 1사사구 2실점으로 호투하며 시즌 9승(3패)째를 챙겼다.

켈리는 지난해 평균자책점 3.68을 기록, 전체 선수 중 4위에 올랐다. 하지만 승수는 단 9승(8패) 뿐이었다. 승운이 따르지 않은 것. 이는 데뷔 첫 시즌인 2015시즌에도 마찬가지였다. 때문에 별명도 '켈크라이'였다.

올해는 다르다. 켈리가 잘 던지기도 하지만 타선 지원도 든든히 받고 있다. 덕분에 최근 8차례 등판 중 7경기에서 승리를 챙겼다.

이날 출발은 불안했다. 1회 김성욱에게 홈런, 나성범에게 적시타를 맞으며 2실점했다. 제구도 평상시보다 잘 되지 않았다.

켈리에게는 타자들이 있었다. SK 타선은 2회 2아웃 이후 놀라운 집중력을 선보이며 7점을 뽑았다. 이어 3회에도 6점을 추가했다. 순식간에 13-2.

켈리는 이후 안정적인 투구를 이어가며 타자들의 득점 지원에 화답했다. 여유있게 시즌 9승째. 전반기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지난해 승수와 타이를 이룬 것이다.

또한 이날 KBO리그 투수 중 처음으로 올시즌 100탈삼진도 달성했다. 99⅓이닝 동안 103탈삼진.

경기 후 켈리는 "항상 이야기했던 부분이지만 내 승리보다는 팀이 이겨야 내 투구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팀을 위하는 마음을 드러냈다.

이어 그는 "오늘도 공을 야수들에게 돌리고 싶다"며 "야구는 결국 점수를 내야 승리할 수 있는 스포츠라고 생각한다. 팀원들이 점수를 초반에 많이 내줘서 내가 편하게 던질 수 있었다"고 전했다.

200탈삼진 페이스인 것과 관련해서는 "달성하게 되면 매우 의미있는 기록이지만 기록을 생각하기 보다는 한 경기, 한 경기 내 역할을 다하는 것에 만족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SK 메릴 켈리. 사진=마이데일리DB]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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