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현 품은 KCC 초호화라인업, 우승 가능한가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결국 KCC가 이정현을 품에 안았다.

FA 최대어 이정현의 KCC행. 농구계에선 챔피언결정전 직후부터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졌다. KCC는 이정현에게 다음시즌 연봉으로 9억2000만원을 써냈다. 동부도 이 금액에 크게 뒤지지 않을 정도의 대우를 제시했다.

그러나 이정현은 KCC를 택했다. 전력을 다시 만들어야 하는 동부와는 달리, KCC에선 곧바로 다시 우승을 노릴 수 있다. 자연스럽게 자신의 몸값을 더욱 높일 가능성이 풍부한 팀이다. 동부에 KGC 시절 사령탑 이상범 감독이 있지만, 이정현은 실리를 택했다.

이정현의 가세로 KCC는 다음시즌 초호화라인업을 구축한다. 하승진과 전태풍, 안드레 에밋, 이현민, 송교창이 있다. 이정현이 9억2000만원을 받으면서 하승진과 전태풍의 연봉 대폭 삭감이 불가피하다. 두 사람은 지난 시즌 KCC에 공헌하지 못했다. 연봉삭감 요인이 있다.

일각에선 둘 중 한 사람을 트레이드 할 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KCC는 이들과 다시 한번 우승을 노릴 가능성이 크다고 봐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FA로 풀 수 있었던 전태풍을 다시 잡을 이유가 없었다. 하승진을 트레이드 하기에는 KCC도 전력 리스크가 크다. 장, 단점이 명확한 스타일이기 때문이다.

안드레 에밋 역시 재계약이 유력하다. 추승균 감독은 지난 시즌막판부터 에밋과의 재계약을 염두에 뒀다. 에밋이 다음시즌 KCC서 마지막 시즌을 보내면서 우승을 노리고, 그 이후 이정현을 축으로 리빌딩 모드에 접어든다고 보면 된다.

멤버조합만 놓고 보면 우승전력으로 손색 없다. 이현민, 이정현, 에밋, 전태풍, 김지후의 1~2번, 3~4번을 오갈 수 있는 송교창과 슈터 송창용, 외국인 빅맨과 하승진이 버틴 4~5번까지. 조합만 잘 이뤄지면 KCC는 다음시즌 리그 최강 전력을 뽐낼 수 있다.

우승전력을 갖춘 건 사실이지만, 확신할 수는 없다. 포지션별 교통정리도 필요하다. 예를 들어 에밋은 지난 두 시즌 동안 국내 1~2번과 유기적인 화합이 이뤄지지 않았다. 볼 소유시간이 길기 때문에 국내 1~2번 선수들의 생산성이 뚝 떨어지는 부작용이 있었다.

이정현은 영리하다. 볼 없는 움직임이 좋다. 스스로 볼 소유시간을 컨트롤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이정현 자체는 에밋과의 융합을 이뤄낼 수 있는 역량이 있다. 결국 에밋이 이정현의 능력을 믿고 활용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이정현을 살리려면 에밋의 롤이 줄어드는 부분도 필요하다.

KCC는 시즌 막판 에밋이 국내선수에게 어시스트를 많이 한 경기 승률이 높았다. 지나치게 득점욕심을 내면 팀 전체의 밸런스가 깨질 가능성이 분명히 있다. KCC로선 에밋과 이정현이 시너지를 내지 못하고 하승진에 의한 부작용이 극대화되는 게 최악이다.

추승균 감독의 용병술이 시험대에 오른다. 추 감독은 2015-2016시즌 정규시즌 우승, 챔피언결정전 준우승 당시 절묘하게 에밋 딜레마를 해결했다. 이번에는 이정현의 역량을 극대화해야 한다. 우승을 위한 절대 과제다.

[이정현.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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