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설희의 신호등] SBS플러스 일베 논란, 시청률 바라면서 책임감은 어디에?

[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SBS 플러스가 '일간베스트저장소'(이하 '일베') 사이트 이미지를 사용해 논란이 일고 있다. 비록 SBS플러스와 SBS가 별도 법인이라 하더라도, 유독 '일베' 관련 이미지를 자주 사용해 눈살을 찌푸리게 했던 SBS였던 터라 이번 논란은 더 분노를 사고 있다.

SBS의 일베 이미지 사용 논란은 이번 뿐만이 아니다. 이미 오래 전부터 같은 실수를 반복했다. 이를 SBS 역시 자각, 지난 2014년 "SBS 내부는 물론이고 외주제작사 또한 SBS에 등록된 이미지만을 사용할 수 있도록 방침을 세웠다. 앞으로 이런 일이 발생하면 해당 책임자는 절차에 따라 징계를 받는다"고 입장을 전한 바 있다.

그러나 정권이 교체되고 5·18민주화운동기념일을 앞두고 SBS는 또 실수를 했다. 이번에는 SBS 미디어넷 계열의 방송 채널 케이블채널 SBS플러스다. SBS플러스 '캐리돌뉴스'는 17일 방송에서 고(故)노무현 대통령을 비하하려는 의도로 왜곡한 이미지를 방송에 내보냈다.

이와 관련, '캐리돌뉴스' 제작진은 18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곧바로 사과문을 게재했다. 제작진은 "사용한 이미지에서 사전 충분한 필터링을 하지 못한 명백한 실수로 심려를 끼쳐드린 점 제작진도 당황하고 있으며 대단히 죄송하게 생각한다. 부족한 부분을 보여 깊이 반성하고 있다. 앞으로 내부 필터링을 더 강화하여 이러한 실수가 없도록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도록 하겠다"고 사과했다.

그러나 이쯤 되면 사과문으로 끝날 일이 아니다. 이제는 SBS 내부에서도 더 강력한 자각이 필요하다. '책임감'의 문제다. 자신들이 진정한 방송인이라 할 수 있는지 돌아봐야 한다.

방송은 단순 콘텐츠가 아니다. 그 콘텐츠가 갖게 되는 힘과 이후의 파장은 생각보다 크다. 하나의 결과물을 만들기까지 책임감을 갖고 더 세심하게 들여다 봐야 한다. 물리적인 시간이 부족하다는 것은 핑계가 될 수 없다. 시청자들은 제작진의 결과물만을 접할 뿐이고, 무책임함이 드러난 결과물을 접했을 때 분노할 수밖에 없다.

심지어 SBS는 이런 실수를 반복하고 있다. 제작진들은 각성할 필요가 있다. 시청률과 화제성은 바라면서 책임감은 버려 놓은 듯 하다. 단순 실수가 더 문제다. 그만큼 방송을 가볍게 생각하고 시청자들을 기만하고 있다는 뜻일테니 말이다.

나아가 이같은 단순 실수, 혹은 의도적인 실수의 반복은 제작진의 직업 의식까지 의심케 만든다. 실수와 사과를 반복하기에 앞서 초심으로 돌아가 방송 자체를 하게 된 순수한 직업의식을 다시 돌아볼 필요도 있다.

[사진 = SBS플러스 방송캡처]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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