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김하성에게 찾아온 첫 번째 시련 [고동현의 1인치]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넥센 히어로즈 유격수 김하성의 프로 인생은 '탄탄대로'였다. 2014 신인 드래프트에서 넥센에 3라운드(전체 29순위) 지명된 뒤 첫 시즌 1군과 2군을 오가며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그리고 강정호가 빅리그로 진출하자 넥센의 주전 유격수 자리는 김하성의 몫이 됐다.

풀타임 첫 해인 2015년, 김하성은 140경기에 나서 타율 .290 19홈런 73타점 22도루 89득점을 기록했다. 신인왕과 유격수 골든글러브 모두 놓쳤지만 수상자가 됐더라도 이상하지 않은 성적이었다.

지난해에도 소속팀과 팬들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는 활약을 펼쳤다. 지난해 김하성은 144경기 전경기에 나선 6명 중 한 명이었다. 144경기 중 140경기에 선발 유격수로 나섰다.

체력적인 부담이 큰 상황이었지만 타격 성적도 타율 .281 20홈런 84타점 28도루 92득점으로 준수했다. 특히 20-20은 KBO 통산 44번째 기록이며 유격수로는 이종범, 강정호에 이어 세 번째로 이뤄냈다.

이러한 활약 속 김하성에게는 '평화왕자'라는 별명까지 생겼다.

김하성은 올시즌을 앞두고 태극마크까지 달았다. 비록 대체선수이기는 했지만 1995년생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이라는 큰 무대에 서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또한 이 대회를 치르며 돈으로는 살 수 없는 값진 경험까지 얻었다.

모든 사람들에게 그렇듯 '장밋빛 인생'만 있지는 않았다. 2017년 5월, 김하성은 '위기의 남자'다. 넥센은 9일 현재 15승 1무 16패를 기록, 비교적 순항하고 있다. 그렇지만 팀내에서 차지하는 김하성의 비중은 지난해와 다르다.

김하성의 성적은 31경기 타율 .245 4홈런 19타점 19득점이다. 겉으로 드러난 성적만 봤을 때는 타율이 조금 낮을 뿐 특별히 나쁘지는 않다. 실책도 3개, 수비율도 .978로 준수한 편이다. 또한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팀이 치른 전경기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야구는 게임이 아니다. 숫자로 드러나지 않는 것들도 많이 존재한다. '숫자에 나타나지 않는 부분'이 넥센 코칭스태프를 만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언제나 김하성의 자리일 것 같았던 넥센 유격수 자리에 최근 여러 선수가 나서고 있다. 5월 4일 KIA전과 5일 SK전에는 기존 3루수였던 김민성이, 6일 SK전에는 신예 김웅빈이 선발 유격수로 나섰다. 김민성과 김웅빈 모두 유격수 자원이 아니다. 현재 넥센 코칭스태프가 김하성에게 갖고 있는 아쉬움의 정도를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장정석 감독은 4일 KIA전을 앞두고 김하성에 대해 "타석에서 큰 것을 욕심내는 경향이 있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이어 6일 SK전을 앞두고는 '휴식 차원인지, 긴장하라는 의미인지'에 대한 물음에 "긴장하라는 의미가 더 크다. 휴식은 이미 대전(4월 30일 한화전)에서 줬다. 이후 실책도 범하고 방망이도 좋지 않았다"고 메시지를 전했다.

7일 SK전에 7번 타자 유격수로 선발 복귀했지만 결과는 4타수 무안타 1볼넷이었다. 최근 10경기 성적은 타율 .129(31타수 4안타) 4타점 3득점이 전부다.

지난해 딱 4경기에 선발 유격수로 나서지 않았던 김하성은 이미 올시즌 4차례 선발 유격수 자리를 비웠다. 분명 지난 2년과는 다른 양상이다.

누구에게나 시련은 찾아온다. 김하성이 현재 어려움을 잘 극복하고 자신의 입지를 되찾을 수 있을까. 이 위기를 무사히 넘긴다면 지금의 시련은 더 큰 선수가 되기 위한 자양분으로 바뀌어 있을 것이다.

[넥센 김하성. 사진=마이데일리DB]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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