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지예의 에필로그] 아이유의 가치, 세 번째 타이틀곡 '이런 엔딩'

[마이데일리 = 최지예 기자] 1년6개월 만에 가수 아이유의 신보 '팔레트'(PALETTE)가 발표됐다. 전작 '챗셔'(CHAT-SHIRE)에 이어 두 번째 프로듀싱 앨범이다. 아이유는 이번 네 번째 정규앨범 10트랙의 멜로디나 작사를 직접 맡았고,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 하나 프로듀싱 했다.

아이유는 한달에 걸친 프로젝트를 통해 컴백했다. 가장 먼저 서정성이 강조된 '밤편지'가 시작을 알렸다. 2주 뒤 베일을 벗은 곡은 밴드 혁오의 오혁과 아이유의 듀엣이 성사된 '사랑이 잘'이었다. 남녀의 권태를 그린 이 곡은 동갑내기 친구인 아이유와 오혁의 목소리로 완벽하게 구현됐다.

두 곡의 선공개를 지나 지난달 28일 앨범 전곡이 공개됐다. 첫 번째 타이틀곡 '팔레트'는 그룹 빅뱅 지드래곤이 피처링 해 화제와 동시에 음악적 퀄리티를 높였다. 아이유는 스물 다섯의 자신에 대해 꾸밈 없이 털어놨다. 실제로도 아이유에게 조언을 건네는 사이라는 선배 지드래곤은 음악 속 청춘의 아이유에게 따뜻한 말을 건넨다.

두 번째 타이틀곡 '이름에게'는 아이유의 긴 호흡과 웅장한 오케스트라가 돋보이는 정통 팝발라드다. 아이유의 연약한 듯 강렬한 보컬이 '잊지 않고 널 찾아내겠다'는 강인한 소녀의 의지를 머금고 곡을 관통한다. 이 곡은 어딘가 모르게 세월호 희생자들을 향한 아이유의 마음이 담긴 듯도 하다.

아이유는 이번 앨범에서 선공개곡 '밤편지', '사랑이 잘'에 이어 더블 타이틀곡 '팔레트', '이름에게' 등 총 4곡을 전면에 내세웠다. 이 곡들이 모두 큰 사랑을 받으며 음원차트 최상위권에 랭크, 롱런 중이다.

이상의 4곡을 제외하고, 이번 신보에서 아이유의 가치를 볼 수 있는 곡은 수록곡 '이런 엔딩'으로, 아이유만의 이별 감성이 오롯이 녹아 들어간 수작이다. 가수 샘김이 멜로디를 짓고 아이유가 가사를 썼는데, 이별한 전 연인의 화법과 그에 대한 여자의 서러운 대답을 배치한 구성은 짜임이 튼튼해서 서사력이 있다.

힘 없이 속삭이다가 후렴구 흐느끼는 듯 원망 섞인 아이유의 목소리가 지독하게 마음을 찌른다. 아이유는 이번 신보의 이별 노래에 대해 경험담이 아니라고 했지만, 직접 써 내려간 가사 속에는 스물 다섯 아이유가 느낀 이별의 감정이 스며있다.

'이런 엔딩'은 수록곡이지만, 아이유가 꼭 뮤직비디오를 찍고 싶다고 했을 만큼 애정이 깊은 곡이다. 절친한 배우 김수현을 직접 섭외했다. 절절한 목소리가 돋보이는 음원에 비해 뮤직비디오는 동화처럼 아름답고 신비롭다. 연인과의 행복한 순간이 단절되며 역행하는 기법으로 아련함을 더했다. 영화를 함께 보다 손을 잡는 장면, 공중부양 키스신 등은 흡사 영화 '라라랜드'의 한 장면을 연상케 하기도 한다.

지난 '챗셔'의 논란을 딛고 두 번째로 프로듀싱에 나선 아이유는 이번 '팔레트'를 통해 자타공인 완연하게 무르익은 싱어송라이터 뮤지션이자, 독보적인 음악세계를 구축한 가수로 우뚝 섰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최지예 기자 olivia731@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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