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김원중-두산 함덕주, 만원 관중 속 영건들의 호투

[마이데일리 = 잠실 장은상 기자] 거인과 곰 군단의 두 영건들이 만원 관중 앞에서 밝은 미래를 알렸다.

롯데 자이언츠와 두산 베어스는 30일 서울 잠실야구장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양 팀 간의 시즌 3차전에서 흥미로운 선발 맞대결을 가졌다.

이날 두 팀은 20대 초반의 영건들을 선발투수로 내세웠다. 롯데는 선발 영건 3인방 중 한 명인 김원중(24)이, 두산은 5선발 보직을 묵묵히 수행하고 있는 함덕주(22)가 선봉을 맡았다.

월요일 휴식을 하루 앞둔 주말 3연전 마지막 경기. 선발카드에서 서로 우위를 장담할 수 없던 두 팀은 불펜 총력전을 준비하고 있었다. 롯데 조원우 감독은 경기 전 “전날 투구수가 많았던 장시환을 제외하고는 모든 불펜진이 대기한다”라고 말했을 정도로 철저하게 뒤를 준비했다.

그러나 이날 두 팀 불펜진은 당초 예상보다 뒤늦게 몸을 풀었다. 어린 선발투수 두 명이 베테랑 선배들을 상대로 6회까지 눈부신 호투를 펼쳤기 때문이다. 두 영건들은 25000명의 만원 관중 앞에서도 전혀 주눅 든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롯데 김원중은 6이닝 4피안타 5탈삼진 무사사구 무실점 호투로 두산 타선을 원천 봉쇄했다. 6회까지 삼자범퇴이닝을 3번이나 기록하는 깔끔한 투구를 했다. 사사구를 단 한 개도 내주지 않을 정도로 짠물 투구가 빛났다.

김원중은 이날 투구수 99개를 기록했는데 스트라이크를 61개나 꽂아 넣었다. 빠른볼 최고구속도 145km까지 찍혀 무게감 있는 공을 자랑했다. 특히 바깥쪽에 꽉 차게 제구 되는 공들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두산 타자들은 그야말로 속수무책, 좀처럼 배트를 내지 못했다.

두산 함덕주는 1회초 볼넷과 안타를 2개씩 내주며 2실점으로 크게 흔들렸다. 그러나 2회초부터 삼진 행진을 이어가 안정감 있는 투구를 했다. 6회까지 삼진을 무려 7개나 잡아 롯데 타선을 꽁꽁 묶었다. 6이닝 5피안타 7탈삼진 3볼넷 2실점 투구로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했다.

함덕주는 삼자범퇴를 기록한 3회초를 제외하고는 모든 이닝에서 주자를 내보냈다. 그러나 이후 위기관리가 뛰어났다. 좌우 코너웍을 활용한 제구력으로 타자들을 차근차근 덕아웃으로 돌려보냈다. 이대호, 최준석 같은 강타자들에게도 삼진을 뽑아내 배짱 있는 투구를 선보였다.

승패에서는 명암이 갈렸다. 타선지원과 불펜진의 호투를 등에 업은 김원중은 이날 시즌 2승을 챙겼다. 함덕주는 타선 빈타에 울었다. 호투에도 불구하고 타선 지원 부족으로 시즌 2패를 떠안았다.

그러나 승패를 떠나 두 어린 투수들의 호투는 분명 빛났다. 만원 관중 앞에서 확실하게 눈도장을 찍은 영건들은 앞으로의 호투를 더 기대케 했다.

[김원중(좌, 두 번째), 함덕주(하, 세 번째). 사진 = 잠실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장은상 기자 silverup@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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