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3마일+체인지업' 우리가 알던 류현진이 돌아왔다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구위도, 제구도, 변화구도 예전 류현진을 떠올리게 했다.

류현진(LA 다저스)은 25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AT&T파크에서 열린 2017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 6이닝 5피안타 3탈삼진 1사사구 1실점을 기록했다.

류현진은 앞선 3경기에서 모두 패전투수가 됐다. 지난 등판에서는 처음으로 6이닝을 소화했지만 홈런 3방에 고개를 떨구며 패전 멍에를 썼다. 무엇보다 구속이 아쉬움을 남겼다. 90마일 이상의 공도 나왔지만 대부분의 패스트볼이 80마일대로 형성됐다. 제구 또한 높게 형성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이날은 달랐다. 비록 상대 타선이 침묵 중이라는 점도 있었지만 투구내용 자체도 2013년, 2014년 류현진을 떠올리게 할 정도로 모든 부분이 만족스러웠다.

일단 공에 힘이 있었다. 복귀전이었던 8일 콜로라도 로키스전에서도 93마일(약 150km)짜리 공을 던지기는 했지만 투구를 거듭할수록 구속이 눈에 띄게 줄어 들었다.

이날은 달랐다. 1회 선두타자 헌터 펜스를 상대로한 첫 투구부터 90마일(약 145km)짜리 공을 뿌린 류현진은 경기 중반까지 꾸준히 90마일 이상의 패스트볼을 던졌다. 80마일대 패스트볼보다 90마일대 패스트볼이 훨씬 많았다.

1회 6개, 2회 5개, 3회 6개, 4회 2개, 5회 3개씩 90마일 이상의 공을 던졌다. 4회와 5회에는 구속이 줄어든 것이 아닌, 변화구 비율 자체가 늘어난 것이었다. 5회에는 변화구가 13개나 됐다. 6회에도 패스트볼 5개 중 4개가 90마일 이상이었다.

2회에는 93마일(약 150km)까지 던졌으며 92마일(약 148km)짜리 공도 여러차례 볼 수 있었다. 5회에도 91마일(약 146km)짜리 공을 뿌렸다.

변화구 역시 전성기 시절을 떠올리게 했다. 체인지업과 커브를 자유자재로 활용하며 상대 타자들을 제압했다. 특히 '트레이드마크'인 체인지업을 30개 이상 던지며 마음껏 활용했다. 여기에 볼넷 1개에서 보듯 제구 또한 안정적이었다.

2014년 9월 7일 애리조나전 6.2이닝 7피안타 9탈삼진 1볼넷 2실점 이후 961일만의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 이하).

비록 타선이 터지지 않으며 또 다시 시즌 첫 승은 무산됐지만 승리 이상의 의미가 있는 이날 투구였다.

[류현진. 사진=마이데일리DB]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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