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규, 더 성장해야 한다” LG 현주엽 감독이 펼칠 농구는?

[마이데일리 = 최창환 기자] LG의 선택은 파격적이었다. 지도자 경험이 전무한 현주엽 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을 감독으로 임명, 체질개선을 노린다.

창원 LG의 제7대 감독으로 임명된 현주엽 감독은 24일 서울 잠실구장 내에 위치한 미팅룸에서 취임 기자회견을 가졌다. 계약기간 3년, 연봉은 비공개다.

현주엽 감독은 기자회견을 통해 "은퇴한 LG에서 지도자 생활을 할 수 있게 배려해주셔서 감사드린다. 앞으로 재밌는 경기, 좋은 경기로 보답하겠다"라고 전했다.

현주엽 감독의 현역시절 별명은 '포인트 포워드'였다. 무릎수술을 받은 이후 전성기 시절에 비해 운동능력이 크게 저하됐지만, 센스와 경험을 바탕으로 경기운영에도 적극적으로 가담했기 때문이다.

실제 현주엽 감독은 현역시절 통산 2,067어시스트를 기록했는데, 이는 전체 9위이자 포워드 1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트리플 더블은 주희정(삼성, 8회)에 이어 국내선수 2위(7회)에 올라있다.

현역시절 선 굵은 농구를 추구해왔던 현주엽 감독은 지도자가 된 이후 어떤 스타일의 농구를 내놓을까. 물론 이는 감독의 성향뿐만 아니라 해당 팀의 선수 구성에 따라 유동적일 수 있는 사안이다.

일단 현주엽 감독은 '수비 조직력 강화'를 내걸었다. "LG는 수비에서 약점이 있어 어려운 경기를 종종 했다. 선수들이 제 기량을 펼칠 수 있게 이끄는 한편, 수비 조직력을 강화시킬 계획"이라는 게 현주엽 감독의 견해였다.

현주엽 감독의 말대로 LG는 2015-2016시즌 평균 81.8실점했으며, 이는 전체 9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2016-2017시즌 역시 80.7실점(8위)을 범했다. 최근 2시즌 모두 평균 80실점 이상을 남긴 팀은 LG가 유일했다.

김시래, 조성민 등 공격자원은 경쟁력을 지녔다. 김종규 역시 김시래, 조성민의 가세로 2대2 공격이 위력을 더할 수 있게 됐다. 현주엽 감독의 말대로 수비력을 끌어올리는 게 LG의 과제인 셈이다. 현주엽 감독은 필요에 따라 선수 구성에 변화를 주는 방안에 대해서도 고심하고 있다.

현주엽 감독은 "LG는 공격농구를 화끈하게 잘했다. 다만, 아무래도 접전상황에서는 수비가 약한 팀이 어려운 경기를 한다. 수비를 강화하며 선수들의 개성을 살려주고 싶다"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한 단계 더 성장해야 할 선수는 김종규라는 게 현주엽 감독의 견해다. "가장 기대했고, 실망이 큰 선수도 김종규다. 앞으로 성장할 여지가 큰 선수 역시 김종규다. 장점을 코트에서 제대로 발휘 못하는 것 같다. 공격, 수비 모두 위력적인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더 다듬어야 한다." 현주엽 감독의 말이다.

경기 외적인 면에서 구성원들을 하나로 만드는 것도 감독의 역할 가운데 하나였다. 현주엽 감독은 해설위원으로 활동할 당시 "사실 한국 농구는 지도자의 권한이 너무 크다. 언젠가 지도자가 된다면, 선수와 서로를 신뢰하는 사이가 되고 싶다"라 말한 바 있다. 권위의식 대신 '형님 리더십'으로 선수들에게 다가가겠다는 의미다.

LG의 선택에 대해선 '신선하다', '우려스럽다'라는 평가가 공존하고 있다. 현주엽 감독이 코치 경험 없이 해설위원 경력만으로 감독을 맡게 돼 위험부담이 따른다는 평이다. 현주엽 감독은 이에 대해 "코치 경험이 있는 코치진을 구성해 우려를 잠재워야 하지 않나 싶다"라고 말했다.

결국 프로는 결과로 말한다. 기대와 우려 속에 LG 지휘봉을 잡게 된 현주엽 감독은 재임기간 동안 LG에 V1을 안길 수 있을까.

[현주엽 LG 감독. 사진 =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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