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록의 나침반] 이준기, 초점 빗나간 사과문…'내귀에' 해명 왜 빠졌나

[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배우 이준기(35)가 전혜빈(34)과의 열애 공식 인정 후 약 일주일 만에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비판이 일었던 케이블채널 tvN '내 귀에 캔디' 출연에 대해선 두루뭉술하게 넘어갔다.

이준기는 10일 팬카페를 통해 "뒤늦게 여러분께 저의 마음을 전하게 되어 진심으로 미안한 마음"이라며 전혜빈과의 열애 사실을 팬들에게 미리 알리지 못해 "미안해요"라고 사과했다.

'내 귀에 캔디'는 직접 지칭하진 않고 "최근 예능을 통해 보여드린 모습에 대해서도 큰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며 "큰 사랑을 보내주신 많은 분들과 함께 임해주신 모든 분들에게 사과의 말씀을 전한다"고 짤막하게 언급하는 데 그쳤다.

초점이 빗나간 사과문이다. 이준기가 비판 받았던 건 전혜빈과의 열애 사실을 숨겼기 때문이 아니다. 교제 중임에도 '내 귀에 캔디'에 출연해 상대 출연자 배우 박민영(31)에게 실제 이성적 감정을 느끼는 듯 연기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시청자들이 그의 말과 행동을 연기라고 믿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게 비판의 핵심이다.

'내 귀에 캔디'는 최근 대다수 TV 프로그램처럼 예능과 다큐멘터리 중간 지점에 해당한다. '대본이 없다'는 점을 제작진이 강조하고, 시청자는 출연자의 말과 행동이 '가짜'가 아닌 '진짜'라는 전제 아래 믿고 보게 된다.

이 탓에 이준기가 박민영에게 보였던 모습을 시청자들은 '진짜'라고 신뢰했다.

하지만 그에게 '진짜' 연인 전혜빈이 존재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며, 자연스레 '내 귀에 캔디'에서 했던 말과 행동은 '가짜'가 되어버렸다. 그를 믿었던 시청자들만 뒤통수를 맞은 셈이다.

이준기는 사과문에서 "예능을 통해 보여드린 모습에 대해서도 큰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면서도 구체적으로 어떤 모습을 왜 사과하는지 밝히지 못했다. 연인이 존재하는데도 굳이 '내 귀에 캔디'에 출연한 이유 역시 명확하게 밝히지 못했다.

도리어 '내 귀에 캔디'라고 정확히 지칭하지 않고, '예능'이라는 에두른 표현을 쓰며 은연 중에 자신의 말과 행동이 '예능' 속 일부였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듯한 인상마저 줬다.

정작 실망감을 느낀 건 '내 귀에 캔디'를 본 일반 시청자들임에도, 자신의 팬들만 볼 수 있는 팬카페에 사과문을 올리는 소극적 대응도 아쉬움을 준다.

이준기는 시청자들이 왜 비판하는지 책임감 갖고 귀를 열 필요가 있다. 이준기는 '내 귀에 캔디'에서 '리얼리티'라는 큰 축을 무너뜨렸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tvN 방송 화면]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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