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포지션에 끝내기안타까지…황재균, ML행 강력 어필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황재균(샌프란시스코)은 충분히 잘 하고 있다. 주어진 환경서 할 만큼 하고 있다.

황재균이 메이저리그 시범경기서 처음으로 끝내기안타를 쳤다. 그는 26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애리조나주 스콧츠데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와의 시범경기 선발라인업에서 빠졌다.

황재균이 시범경기 선발라인업에서 빠지는 건 이례적이지 않다. 샌프란시스코와 스플릿 계약을 맺고 스프링캠프에 초청선수로 가세했다. 주전 3루수 에두아르도 누네즈는 넘보기 힘든 산이다. 아론 힐, 코너 길라스피와의 내야 백업 경쟁서도 한 발짝 밀리는 게 사실. 여전히 미국 언론들은 황재균이 트리플A에서 시즌을 시작할 것으로 내다본다.

그러나 황재균은 그 누구보다도 시범경기서 강렬한 임팩트를 풍긴다. 성적만 놓고 보면 팀 내 그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39타수 12안타 타율 0.308 4홈런 11타점 5득점. 끝내기안타를 통해 한 방 능력을 또 한번 과시했다.

9회말 7-7 동점, 무사 만루. 우완 카를로스 피셔에게 볼카운트 3B1S서 적극적으로 타격했다. 바깥쪽으로 흐르는 공을 건드려 우중간에 떨어뜨렸다. 전진수비한 샌디에이고 중견수 앨른 코르도바가 잡을 수도 있었지만, 옆에 뚝 떨어졌다. 잘 맞은 타구는 아니었지만, 황재균의 공격적인 타격과 클러치 능력이 입증된 장면.

황재균은 최근 3루수뿐 아니라 좌익수와 1루수로도 출전한다. 25일 콜로라도전서는 뜬공 낙구지점을 포착하지 못해 안타를 만들어줬다. 그러나 이날 1루수로 교체출전, 깔끔한 수비를 보여줬다. 황재균이 3루는 물론, 좌익수와 1루수까지 제대로 소화하면 경기에 출전할 기회는 늘어날 수 있다. 수비포지션이 다양하면 타석에 들어설 기회는 당연히 늘어난다.

황재균은 KBO리그 시절 주로 3루수로 뛰었다. 히어로즈 시절 유격수도 봤다. 그러나 롯데를 거치며 주 포지션이 3루수로 굳어졌다. 그러나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기 위해 멀티요원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황재균의 생존 승부수는 바람직하다. 시범경기서 좌익수, 1루수 수비경험을 좀 더 쌓으면 충분히 더 좋아질 수 있다.

심상찮은 파워와 멀티포지션 소화, 심지어 끝내기안타까지. 더 이상 황재균이 보여줄 건 없다. 이날 경기 전 동료들로부터 스프링캠프 최고의 신인상을 받았다. 구단도 점점 황재균의 가치를 인정하는 분위기다.

더욱 중요한 건 실질적인 성과다. 황재균으로선 메이저리그 개막엔트리 진입이 쉽지 않더라도, 시즌 중 메이저리그 콜업이 빨리 돼야 한다. 그래야 자신의 가치를 좀 더 빨리 어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황재균. 사진 = AFPBBNEWS]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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