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리의 솔.까.말] '해투3', 다 된 웃음에 PPL 끼얹기

[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제2의 “아리야~”를 다시 보게 될 줄이야.

26일 밤 방송된 KBS 2TV ‘해피투게더3’(이하 ‘해투’)는 개그맨 김용만, 박수홍, 지석진, 김수용, 손헌수가 게스트로 출연한 설특집 ‘토크 드림팀 특집 1탄’으로 꾸며졌다.

이날 방송은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조동아리, 감자골 아재들이 출연해 배꼽 잡는 웃음들을 풀어놨다. 서로를 잘 아는 만큼 화수분처럼 이야기가 오갔고, 애정을 기반에 둔 폭로가 폭소를 유발했다.

하지만 방송 말미 어이없는 PPL이 등장했다. 아무리 드라마처럼 PPL을 자연스레 삽입하기 힘든 예능이라지만, PPL에도 녹여내는 급이 있을 진데 이렇게 적나라하고 뜬금없는 PPL은 엄현경의 “아리야” 이후 오랜만에 목격하는 장면이었다.

이날 갑자기 MC 전현무가 “그게 중요하지 않나 실시간 검색어 1위. 요즘에는 또 화제성이 중요하다”고 운을 뗐다. 곧이어 엄현경이 “그리고 여기 계신 분들의 연관검색어가 뭔지 찾아보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등장하게 된 것이 노트북이었다. 엄현경은 포털사이트 검색창에 김용만의 이름을 적은 후 그의 연관검색어를 읽었다. 이후 이와 관련해 짤막한 이야기가 오갔다.

이어 엄현경이 김수용의 이름을 치려고 할 때 갑자기 배터리 경고창이 떴다. 이 때 엄현경이 “이걸로 충전이 가능하다”며 보조배터리의 UBS 케이블을 컴퓨터에 연결, ‘보조배터리로 간편하게 충전 가능’이라는 자막이 삽입됐다. 이와 함께 출연진들의 “아~”, “놀랍다” 등의 영혼 없는 리액션이 곁들여졌다.

‘해투’의 이런 노골적인 PPL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12월에도 인공지능 음성인식 디바이스 PPL로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유재석이 국카스텐의 ‘거울’이라는 노래를 들어본 적이 있냐고 하자 엄현경은 기다렸다는 듯 “잘 모르겠어요. 친구에게 물어봐야 할 것 같다”면서 “아리야”라고 말했다. 이에 인공지능 음성인식 디바이스가 ‘거울’이라는 노래를 찾아 들려주는 모습이 전파를 탔다.

그나마 이 PPL은 게스트였던 국카스텐의 노래를 잘 모르는 시청자들에게 노래를 소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나름 의미를 부여할 수 있었지만, 이번 PPL의 경우 프로그램과 상관없는 노트북 충전법까지 상세히 설명하며 아재들의 고군분투에 한껏 달아오른 분위기를 깨트렸다는 점에서 부정적으로 다가왔다.

물론 예능 프로그램에서 PPL을 하지 말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제작비를 충당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PPL을 해야만 하는 열악한 현실도 알고 있다. 다만, 드라마가 그렇듯 예능에도 시청자의 몰입이이 존재한다. 도를 넘은 PPL이 드라마의 몰입을 망치듯 과도한 PPL도 예능프로그램의 몰입을 깬다.

꼭 해당 노트북이 강조하고 있는 보조배터리 충전법까지 상세히 설명하며 달아오른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어야 했을까. PPL에도 시청자를 향한 예의가 필요한 때다.

[사진 = KBS 2TV 방송 캡처]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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