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충동' 류승범, 그가 14년만에 연극으로 돌아온 이유 (종합)

[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배우 류승범이 14년 만에 연극 무대로 복귀했다.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CJ아지트 대학로점에서 열린 연극 '남자충동'의 연습실 공개에서 류승범은 "근래에 연극 예술에 대한 호기심이 많이 생겼고, 이 자리까지 오게 되었다"고 말했다.

류승범은 '남자충동'으로 2003년 '비언소' 이후 두 번째 연극 무대에 도전한다.

오랜만에 돌아온 연극 무대에 "처음에는 사실 무대에 와서 걷고 뛰고 말하고 이런 것들이 제가 숙지해야 하는 부분들이 많았고, 사실 개인적으로는 혼란스러운 시간을 겪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도 지금 동료들을 통해 배우고 있는 연극 연기가 "나중에 큰 도움이 되고, 깨닫지 않을까 싶다. 큰 힘을 받고 여러가지 공부를 하고 돌아갈 것 같다"며 미소지었다.

류승범은 극 중 남주인공 장정 역이다. "처음에 제안 받고, 배우로서 굉장히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는 류승범은 출연을 결심하게 된 계기로 "희곡을 보고 이 작품이 무대에 올라가는 것을 머릿속에 상상했더니 굉장히 해보고 싶었다"고 고백했다.

"연극 예술이란 게 어떤 것일까 싶었다"는 류승범이다. "예전에 호기심으로 대학로에 온 적이 있는데, 그때는 어떤 곳인가 구경을 왔다면, 본격적으로 연극을 체험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이 작품을 통해 들었다. 그래서 용기를 냈다"고 강조했다.

장정 역은 류승범과 함께 배우 박해수가 연기한다.

박해수는 "20주년 기념 공연에 참석하게 되어 굉장히 감사하다"며 "'남자충동'이란 어려운 작품을 말씀해주셨을 때 '가능한 작품일까' 많은 생각을 하며 두려워했다. 하지만 류승범 선배와 같이 하며 큰 도움을 받고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연극 '남자충동'은 조광화 연출의 데뷔 20주년 기념 '조광화 전(展)'의 첫 작품.

'알 파치노 콤플렉스'를 지닌 주인공 장정, 노름에 빠진 아버지 이씨, 이혼을 선언하는 어머니 박씨, 유약한 동생 유정 등이 주요 인물이다. 가부장 지향의 남자들이 '강함'이라는 판타지를 실현하는 과정에서 드러나는 폭력성향으로 인해 파멸하는 과정을 그린다.

1997년 초연 당시 동아연극상 작품상, 연출상, 백상예술대상 희곡상, 대상, 서울연극제 희곡상 등을 차지한 바 있다.

조광화 연출은 20년 전을 떠올리며 "주변에 난무하는 폭력들을 소재로 소통할 수 있겠다 싶어서 시작했다"며 "지금은 폭력이 너무 많은 세상이 되었다. 가부장적 속성들이 망령처럼 숨어있는 것 같다. 보이지 않는 폭력을 관객과 어떻게 대화할까 고심하며 연습하고 있다"고 밝혔다.

2월 16일부터 3월 26일까지 대학로 티오엠에서 공연.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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