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포커스] '너의 이름은.' 래드윔프스 OST, 어떻게 세 번째 주인공됐나

[마이데일리 = 김나라 기자] "래드윔프스가 만든 OST는 '너의 이름은.'의 세 번째 주인공이에요" (신카이 마코토 감독)

그렇다. '너의 이름은.'의 OST는 도쿄 소년 타키, 시골 소녀 미츠하에 이은 주인공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 만큼 영화 속에서 단순히 배경음 그 이상의 역할을 해낸다. '빛의 마술사' 신카이 마코토 감독이 구축한 영화의 세계관을 더욱 확장시키며 몰입감을 높인다.

참신한 OST는 "영화가 전하지 못한 이야기를 음악이 해줬으면 좋겠다"는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발상에서 시작됐다.

그는 "목소리를 전면에 드러내도 괜찮은 것이냐"고 우려하는 일본밴드 래드윔프스에게 "가사가 많이 들어가게 해달라. 영화가 못 전한 메시지를 음악이 얘기해줬으면 한다"라며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고.

래드윔프스 보컬 노다 요지로는 18일 '너의 이름은.' 흥행 감사 내한 기자회견에서 "신카이 마코토 감독님의 그런 발상이 덕분에 개성 넘치는 음악이 탄생될 수 있었다"라며 "감독님은 때로는 대사를 생략하고 주제가로 그 의미를 대신 전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래드윔프스는 신카이 마코토 감독과 1년 반 동안의 동시 작업 끝에 4곡의 주제가 '전전전세', '스파클', '꿈의 등불', '아무것도 아니야'와 배경음악 22곡을 만들었다. 래드윔프스는 감독의 콘티를 바탕으로 음악을 완성하고 신카이 마코토는 완성된 OST를 듣고 영화를 수정·제작해나갔다.

노다 요지로는 "서로 의견을 제시하고 어떨 땐 이를 양보하거나 밀어붙이는 과정을 거치며 협업이 이뤄졌다. 이처럼 밀접하고 농밀한 대화를 나누면서 작업했다. 어떤 곡은 10번 이상의 수정을 거치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 같은 작업 덕분에 '전전전세' 같은 명곡이 탄생될 수 있었다고. 노다 요지로는 "콘티를 따라가면서 곡을 써내려갔다. 단순 영화 내용 그대로 가사를 쓰지 않았다. '전전전세' 가사가 영화 속 내용과 다른 이유다. 만약 그렇게 했다면 음악으로 세계관을 부풀릴 수 없었을 것이다. 내가 타키와 미츠하의 이야기를 접하고 느낀 감정을 음악에 담아냈다. 직접적으로 내용이 같지는 않지만 콘티 흐름상으로는 유사하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님에게 들려드렸을 때 매우 흡족해하셨다"고 말했다.

그는 "사실 영화와 음악 사이 괴리감이 있을까 우려하기도 했었다"라며 "하지만 오랜 시간 감독님과 함께 동시 작업을 해서 그런지 괴리감 없이 조화를 이뤘다. 일심동체가 돼 만들어졌다는 게 매우 큰 감동으로 다가왔다"고 얘기했다.

[사진 = 미디어캐슬, 마이데일리 DB]

김나라 기자 kimcountr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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