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는대로' 송소희 "부모 의지로 시작한 국악, 행복하지 않은 길 걸었다"

[마이데일리 = 허별희 객원기자] 국악인 송소희가 국악을 시작한 진짜 계기를 밝혔다.

18일 오후 방송된 종합편성채널 JTBC '말하는 대로'에서는 국악 소녀 송소희가 출연했다.

이날 송소희는 "'송소희'하면 국악을 해서 '단아하다'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다"라며 "어느 날 인터뷰를 하는데 기자님이 '남자 친구 있나요?'라고 물으셨다. 남자 친구를 안 사귀어 보진 않았다. 그래서 '현재 남자 친구 없습니다'라고 답했더니 '모태솔로 고백'으로 기사가 났더라. 또 '어떤 음식을 좋아하냐'라고 물어 '한식을 주로 먹는다'라고 답했더니 기사 제목에는 '송소희, 양식 안 먹어'라고 났다"라고 전했다.

이어 송소희는 "오늘 내가 말할 주제는 '틀'이라는 거다. 많은 분들이 날 잘못 알고 계신다. '5살 꼬마가 우연히 국악 소리를 듣고 국악을 시작했다'라며 내 의지로 국악을 시작한 거처럼 알고 계실 거다. 그래서 그 이야기 속 주인공처럼 살아왔다"라며 "하지만 내 의지로 국악을 시작을 하지 않았다. 부모님에 의해 시작했다. 사람들의 관심 속에서 내 꿈이 정해졌고, 천재 국악 소녀로 이미지가 굳어졌다"라고 밝혔다.

특히 송소희는 "국악의 길을 행복하지 않게 걸어왔다. 소속사가 없어서 하나부터 열까지 부모님이 도맡아 하셨다. 혹여나 나에게 피해가 갈까 봐 사사로운 인연들도 끊어버리셨다. 그래서 국악이 내 흥미가 아닌 걸로 생각하지 못했다"라며 "그래서 내가 소심해지기 시작했다. 일기장도 누가 볼까 봐 태워 버렸다. 이런 어린 송소희가 집을 나갔다. 가출보다는 출가였다. 부모님께 말하고 떠났기 때문이다"라고 고백해 놀라움을 자아냈다.

한편 송소희는 "여행 후 '차라리 틀을 확장시키자'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래서 일상으로 돌아와 국악원을 나왔다. 국악은 스승의 기교를 똑같이 따라 해야 잘 한다는 소리를 듣는다. 하지만 나는 나만의 소리를 내고 싶었다. 그 후 서양 음악을 배웠다. 음악의 틀을 확장했다"라며 "내 이미지에 금이 가는 행동이라 못 했던 것들을 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보니 국악에 대한 시선이 달라지고 진정으로 사랑하게 됐다. 자부심도 생겼다"라고 털어놨다.

또 송소희는 "인간관계에서도 변화가 생겼다. 예전의 나는 소심해서 주변을 불편하게 만들었다. 그런데 지금은 학교에서 싱글벙글 웃고 다닌다. 사람은 누구나 틀이 있는 거 같다. 그 틀을 벗어나려고 하지 말고 인정한 후 확장했으면 좋겠다"라고 조언했다.

[사진 = JTBC 영상 캡처]

허별희 기자 hihihi11@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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