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장’ 삼성생명 강계리 “드래프트 탈락, 약이 됐다”

[마이데일리 = 용인 최창환 기자] 키는 작지만, 존재감은 대단했다. 용인 삼성생명 가드 강계리(24, 164cm)가 쏠쏠한 활약을 펼치며 팀의 상승세에 힘을 보탰다.

강계리는 9일 용인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청주 KB 스타즈와의 삼성생명 2016~2017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홈경기에 출전, 31분 30초 동안 3점슛 2개 포함 8득점 4리바운드 3어시스트 3스틸을 기록했다. 2위 삼성생명은 엘리샤 토마스(13득점 6리바운드 4어시스트 2스틸)의 활약까지 더해 66-62로 승, 5연승을 질주했다.

강계리의 지원사격이 돋보였다. 3쿼터에 주도권을 빼앗는 3점슛을 터뜨린 강계리는 4쿼터 종료 2분여전 과감한 돌파에 이은 득점을 성공, 삼성생명에 3점차 리드를 안기기도 했다. 3쿼터 막판 돌파로 수비수를 분산시킨 후 나타샤 하워드의 골밑득점 찬스를 만들어준 장면도 인상적이었다.

강계리는 경기종료 후 “나 혼자 잘해서 이긴 게 아니라 선수들이 하나의 팀이 되어 뛴 덕분에 좋은 결과가 나왔다. 무엇보다 5연승을 하며 올스타 브레이크를 맞이하게 돼 기분 좋다”라고 말했다.

지난 시즌 21경기서 평균 8분 17초를 뛰는데 그쳤던 강계리는 올 시즌 들어 한층 발전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18경기서 평균 15분 31초를 소화했고, 앞선에서 터프한 수비로 삼성생명이 2위를 지키는데 힘을 보태고 있다.

임근배 감독 역시 “많이 혼나는 선수”라며 웃었지만, 강계리의 성장세만큼은 반갑다는 눈치다. 임근배 감독은 “약점인 신장, 체격을 근성으로 메우고 있다.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 오늘도 수비를 열심히 해줬다”라고 말했다.

임근배 감독은 이어 “야간운동도 열심히 하는 선수인데, 더 자신감을 가졌으면 좋겠다. ‘키가 160cm인 포인트가드도 있는데, 너는 164cm다’라는 말을 해주기도 했다”라며 웃었다.

강계리는 “시즌 초반에는 실책을 하면 이후 못 나왔는데, 최근에는 감독님이 믿어주시는 것 같다. 실책 후 다시 투입되면 자신감이 생긴다”라고 말했다.

강계리는 더불어 “감독님께서는 2대2를 공격적으로 하라는 말씀을 많이 하신다. 레이업슛도 끝까지 보고 올리라고 강조하신다. 그런데 수비를 놓치면 남들보다 더 혼나는 것 같다. 내가 느끼기엔 그렇다”라며 웃었다.

강계리는 사실 프로 진출에 앞서 실패를 맛봤던 기억이 있다. 춘천여고 졸업반 당시 신인 드래프트에서는 6개팀으로부터 외면을 받은 것. 한림성심대에서 기량을 쌓은 후 다시 참가한 2014 드래프트에서 전체 10순위로 삼성생명의 선택을 받을 수 있었다.

강계리는 “고등학생 때 (드래프트에서)떨어진 게 오히려 약이 됐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바로 프로에 왔다면, 힘들어서 중간에 그만뒀을 것 같다. 대학에는 30살인 언니도 있는데,대학을 거치며 정신적으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라고 견해를 전했다.

[강계리. 사진 = 용인 사진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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