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두산 홍성흔, 파란만장했던 그의 18시즌

[마이데일리 = 장은상 기자] 두산 홍성흔이 그라운드를 떠난다.

두산 베어스는 22일 구단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베테랑’ 홍성흔의 은퇴 소식을 전했다. 1999년 처음으로 프로무대를 밟은 홍성흔은 파란만장했던 18시즌을 뒤로 하고 유니폼을 벗는다.

홍성흔은 프로 데뷔 전부터 대어 유망주로 촉망받던 자원이었다. 경희대 시절 특유의 파이팅 넘치는 모습과 공격적인 투수리드로 이미 숱한 구단의 눈도장을 받으며 프로 데뷔를 준비했다.

당시 OB 베어스(현 두산 베어스)는 1차 지명에서 주저 없이 홍성흔을 지명했다. 김태형, 최기문, 이도형, 진갑용 등 이전부터 두산의 안방을 책임진 포수 자원들이 많았지만 홍성흔은 99년 데뷔부터 곧바로 주전을 꿰찼다.

이후 홍성흔은 2007년까지 두산의 홈 플레이트를 지켰다. 수비뿐만 아니라 공격에서도 꾸준한 모습을 보여 감히 범접할 수 없는 주전의 위용을 뽐냈다.

이듬해인 2008년부터 홍성흔의 복잡한 고민은 시작됐다. 당시 사령탑인 김경문 감독은 홍성흔의 타격재능을 높이 사 포수에서 지명타자로 그 역할을 바꿨다. 그러나 포수 포지션에 애착이 강했던 홍성흔은 미련이 남는 듯 좀처럼 포수 자리를 포기하지 못했다.

결국, 당시 김 감독과의 불화설까지 나돌았던 홍성흔은 2009년 FA를 통해 롯데로 이적했다. 롯데서도 지명타자 역할을 맡은 그는 첫 해부터 최고의 활약을 펼치며 롯데 중심타선의 핵심타자로 떠올랐다.

이후 홍성흔은 2013시즌을 앞두고 두 번째 FA 자격을 얻어 친정 두산에 복귀한다. 4년 31억 원 규모에 다시 두산 유니폼을 입은 그는 복귀하자마자 주장 직을 맡으며 팀을 한국시리즈에 올려놨다.

특유의 형님 리더쉽으로 한국시리즈 준우승이라는 성과를 만들었지만 홍성흔은 이후 3년 간 이렇다 할 활약을 하지 못했다. 느려진 배트 스피드와 저조해진 선구안으로 타석에서 좀처럼 예전의 파워를 보이지 못했다.

구단은 올 시즌을 끝으로 계약이 끝나는 홍성흔에게 은퇴를 권유했다. 홍성흔은 오랜 고민 끝에 자신을 프랜차이즈 스타로 만들어준 두산 구단에서 은퇴하기로 결심했다.

홍성흔은 은퇴 소감으로 “열정적인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며 팬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홍성흔. 사진 = 마이데일리 DB]

장은상 기자 silverup@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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