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흔 은퇴' 두산, 씁쓸한 이별 악연 끊었다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연이은 프랜차이즈 스타와의 씁쓸한 이별을 끝냈다.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는 "프랜차이즈 스타인 '영원한 오버맨' 홍성흔이 22일 전격 은퇴를 선언했다"고 밝혔다.

두산의 보도자료 내용에 나왔듯 홍성흔은 두산의 프랜차이즈 스타였다. 2009년부터 2012년까지 롯데 자이언츠 소속으로 '외도'를 하기도 했지만 다시 두산으로 돌아왔다.

롯데에서 뛴 기간을 제외하더라도 두산 유니폼만 14시즌을 입었다. 프랜차이즈 스타라고 불리기에 손색 없는 기간이다.

하지만 최근 2년간 홍성흔의 입지는 계속 줄어들었다. 2015시즌 93경기에서 타율 .262 7홈런 46타점에 그친 데 이어 올시즌에는 대부분 2군에 있었다. 17경기 타율 .250(40타수 10안타) 0홈런 5타점이 성적의 전부였다.

결국 홍성흔은 결단을 내렸다. 은퇴를 선언한 것. 홍성흔은 이날 두산에서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은퇴 소감을 전했다.

홍성흔은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막연하게 꾸었던 프로야구 선수의 꿈이 이뤄지던 첫 날과 그리고 그 선수생활의 마지막 날에 같은 팀의 유니폼을 입을 수 있어서 저는 참 축복받은 선수라고 생각한다"며 "아름답게 마무리 할 수 있게 도와주신 두산 베어스 구단과 팬 여러분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홍성흔의 멘트가 '두산을 통해' 나왔다는 것 자체가 의미있는 일이다.

그동안 두산은 프랜차이즈 스타와의 이별에 있어서 악연이 있었기 때문. 물론 다른팀의 경우에도 프랜차이즈 스타와 안좋게 이별하는 경우가 많지만 특히 두산은 그 비율이 더 높았다.

가장 최근 사례였던 김동주는 두산에서 방출된 뒤 소리소문없이 야구계에서 사라졌다. 2013시즌동안 두산팬은 현수막까지 걸며 김동주의 등장을 바랐지만 현실은 달랐다.

또 1992년 OB에 입단해 2008년까지 한 팀에서만 뛰었던 안경현은 결국 팀을 떠나 2000년대 후반 악연이었던 SK 유니폼을 입었다.

1994년부터 OB에서 뛰며 '소년장사'로 이름을 날린 심정수는 선수협 사태로 구단에 낙인 찍히며 2001시즌을 앞두고 현대 소속이었던 심재학과 트레이드됐다.

이 밖에 이종욱, 손시헌은 FA를 선언한 뒤 구단에서 이렇다 할 액션을 취하지 않자 미련없이 NC 다이노스 유니폼을 입었다.

이런 가운데 홍성흔은 미련없이 은퇴를 선택했고 두산도 그동안의 아픈 기억을 떠올리지 않을 수 있게 됐다. 덕분에 팬들은 두산 프랜차이즈 스타의 은퇴식을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은퇴를 선언한 홍성흔(첫 번째 사진), 김동주의 마지막 시즌에 현수막이 걸려있는 모습(두 번째 사진). 사진=마이데일리DB]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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