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 심각한 도덕불감증, 구단부터 바로서라[김진성의 야농벗기기]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구단부터 바로 서야 한다.

KBO리그의 도덕불감증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2016시즌이 두산의 한국시리즈 2연패로 끝나자마자 좋지 않은 뉴스들이 쏟아졌다. 특히 경기북부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가 7일 승부조작, 불법도박사건 수사결과를 발표한 이후 후폭풍이 거세다.

핵심은 개개인의 일탈 혹은 범죄 및 비도덕적 행위가 구단으로 확대된 부분이다. 선수들의 범법행위를 미리 예방하고 관리하며 클린베이스볼을 선도해야 할 구단들이 도리어 불미스러운 사건의 중심에 섰다.

경찰발표 후 팬들의 집중비난을 받는 구단은 NC와 두산이다. 경찰에 따르면 NC는 2014년 승부조작에 가담한 이성민의 혐의를 알면서도 시즌 후 kt 특별지명에 맞춰 20인 보호선수명단에서 제외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단장과 운영본부장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에 관한 사기 혐의로 검거한 상태다. 10월 초 NC 구단사무실 압수수색을 통해 관련 증거물을 확보했다. 일부 SNS 메시지도 언론에 공개했다. 그러나 NC는 이성민의 승부조작 가담 자체를 몰랐다는 입장이다.

두산은 경찰이 발표한 H선수가 진야곱으로 밝혀지면서 논란에 휩싸였다. 진야곱은 2011년 불법스포츠도박사이트에 600만원을 배팅했다. 공소시효 5년이 지나면서 불기소 처분됐다. 어쨌든 진야곱은 경찰 조사서 해당 사실을 시인했다. 문제는 두산이 이태양 승부조작사건이 터진 뒤 자체조사서 진야곱의 5년 전 불법행위를 파악했음에도 감독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아 9월까지 경기 출전이 이어졌다는 점이다. 심지어 신고시점을 놓고 KBO와 혼선을 빚었다. 두산은 8월 승부조작 자진신고기간에 운영팀장이 전화로 KBO에 알렸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KBO는 9월 경찰로부터 사태를 파악했다는 입장이다. 실제 유창식 외에는 자진신고자가 없었다고 언론에 발표까지 했다.

두산과 NC의 KBO, 경찰과의 진실공방은 두 구단이 해당 사건을 은폐하려고 했다는 의혹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 KBO, 경찰에 따르면 두산과 NC는 해당 사건을 어느 정도 은폐하려고 했다. 실제 두산은 진야곱의 9월 출전을 놓고 사과했다. 그러나 KBO 신고시점을 놓고 평행선이 이어지고 있다. NC는 대표이사 명의의 보도자료까지 내고 은폐 의혹을 벗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진실공방이 어떻게 결론이 나든 두산과 NC는 비난 받아 마땅하다. 구단이 떳떳하지 못한 게 사실로 드러났다. 두산은 진야곱의 8월 이후 출전을 묵인했다. NC는 이미 올 시즌에만 수 차례 사건사고를 겪었다. 에릭 테임즈의 음주운전사건 때도 대충 넘어가려는 정황이 포착, 엄청난 비난을 받았다.

KBO리그 구단들은 사기업이다. 구단의 이윤추구가 최우선 가치다. 한국 프로스포츠의 특수성을 감안하면 좋은 성적을 내는 게 가장 중요하다. 그러나 KBO리그 주인인 팬들에게 정직한 야구를 보여주고, 한국야구의 건강한 성장을 선도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

구단들은 선수 개개인의 불법행위가 벌어지면 선수관리의 체계화, 재발방지 등을 약속하며 사과한다. 그러나 항상 공염불에 그친다. 그들의 입장도 이해는 된다. 구단들이 만 20세가 넘은 성인 선수들을 일일이 계도하거나 범죄행위를 의심, 사생활을 감시할 수는 없다.

하지만, 잘못된 행위를 알고도 대충 넘어가려는 태도, 사건의 본질을 호도하는 구단의 움직임은 곤란하다. 팬들의 소비와 사랑을 먹고 사는 구단들이 상식적으로 그러면 안 된다. 혹시 구단 직원들이 선수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덜 받으니 불법적인 일을 은폐 혹은 묵과해도 된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없다.

구단들이 법적, 도덕적으로 바로 서야 한다. 구단들이 법적, 도덕적으로 떳떳하지 못하면 선수들이 잘못했을 때 제재할 명분도 사라진다. 구단들이 모범을 보여도 문제를 일으키는 선수들이 지속적으로 나오는 게 KBO리그 현실이다.

또 하나. KBO는 구단들의 불법적 행위를 간과하면 안 된다. 강력한 제재로 리그의 명예와 건강한 발전을 도모해야 한다. 일단 두산과의 진야곱 사건 통화시점 진실공방을 확실하게 결론내야 한다. 그리고 NC의 이성민 사건 은폐의혹, 넥센 이장석 대표와 남궁종환 부사장 횡령 및 배임사건의 검찰 수사 및 법원 재판결과를 지켜본 뒤 관련 규약을 엄격히 적용, 단호하게 대처해야 한다.

[경기장면.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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