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지예의 에필로그] '달의연인' 이준기, 사극킹의 '왕소매직'을 보라!

[마이데일리 = 최지예 기자] 배우 이준기가 마술을 부리고 있다. SBS 월화드라마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극본 조윤영 연출 김규태, 이하 '달의 연인')에서 왕소 역을 맡은 이준기는 묵직한 존재감으로 극의 중심을 잡고 있다. 왕소가 나타나면 겉도는 분위기도 차분하게 안정을 되찾고, 얼개가 헐거운 부분은 설득력을 얻는다. 한 마디로 왕소매직이다.

이준기는 영화 '왕의 남자'(2005)에서 공길 역을 맡아 천만 관객 동원의 주역으로 우뚝 섰다. 당시만해도 신인에 가까웠던 이준기는 날렵한 코와 턱선, 가로로 긴 눈의 독특한 비주얼과 정체성이 뚜렷한 연기력으로 단숨에 주목 받았다. 이후 다양한 작품을 통해 연기적 성장을 거듭했다. 특히, '일지매'(2008), '아랑 사또전'(2012), '조선총잡이'(2014), '밤을 걷는 선비'(2015) 등 사극 드라마 출연을 통해 이른바 '사극킹'이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영화 '왕의 남자'에서 시작된 이준기는 믿고 볼 수 있는 사극 배우의 행보를 걸어 왔다.

이후 이준기가 선택한 작품은 '달의 연인'이었다. 정통 사극보다는 퓨전 사극을 표방하는 새로운 콘셉트인 '달의 연인'의 색에 맞게 이준기표 사극 역시 변신을 시도했다. 과거 다수의 사극에서 선보여 왔던 특유의 어조를 내려 놓고 힘을 많이 뺐다. 경력이 무르익고 노련한 이준기였기에 가능한 변주였다. 덕분에 왕소 특유의 짙은 카리스마는 유지하면서 다른 황자들과도 위화감 없이 어우러졌다. 외모 면에서도 관리를 소홀히 하지 않았다. 이번 작품을 앞두고 15kg을 감량한 이준기는 과거에 비해 남성적인 매력을 짙게 풍겼다.

특히, 이준기는 '달의 연인'에 출연하는 황자들을 비롯해 배우 이지은까지 모두 아우르며 맏형이자 큰 오빠의 역할을 톡톡히 했다. 작품 완성도와 직결되는 현장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만든 것 역시 이준기가 부린 마법의 한 부분이다. 이준기는 후배 이지은, 강하늘, 홍종현, 남주혁 등과 호흡을 맞췄는데 연기의 흐름을 리드하면서 중심을 잡았다. 이준기와 멤버십이 다져진 초반 이후 이지은을 비롯해 황자들의 연기와 호흡이 안정세에 접어 들었다.

첫 방송 이후 연출법과 스토리 전개를 비롯해 배우들의 연기력 논란이 불거지며 부침을 겪기도 했던 '달의 연인'은 중반 전환점을 돌아서며 몰입도와 재미를 더해가고 있다.

이 반전의 시작에 사극킹 이준기의 '왕소매직'이 서 있다.

[사진 = '달의연인' 제공, 마이데일리 사진DB]

최지예 기자 olivia731@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