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남도 영암군] 남도 늦여름의 맛, 영암 무화과

늦여름 남도 뙤약볕 아래에서는 무화과가 익는다. 아열대 식물 특유의 단맛과 아릿함이 혀를 자극한다. 태양의 맛이다.

무화과나무는 아열대 식물이다. 우리 땅에 들어온 것은 20세기로 알려져 있다. 무화과나무는 17세기에 유럽에서 일본으로 전래되었는데, 오래전부터 남녘 농가 뒷마당 등에서 자라 온 품종이 일본 유래종인 '봉래시'인 것으로 미뤄 일제강점기에 우리 땅 남녘에 넓게 번진 것으로 추정된다. 무화과나무는 전 세계에 800여 품종이 있으며 국내에 재배되고 있는 것은 '봉래시', '마스이도후인''바나네' 세 품종이 대부분이다. 이 중에서도 '마스이도후인'이 70퍼센트 정도를 차지하고 있으며 시장에서는 흔히 '도후인'이라 부른다. '도후인'은 1970년에 일본이 미국에서 도입해 육성한 품종이다.

전남 영암군은 남녘 땅이다. 서쪽으로는 목포, 남쪽으로는 해남, 강진과 맞닿아 있다. 영암에서도 무화과나무가 주로 재배되는 지역은 삼호면이다. 삼호면은 위로는 영산강이 흐르고 아래로는 영암호가 있어 서쪽으로 뻗은 반도 모양을 하고 있다. 낮은 구릉이 흩어져 있고 그 구릉 사이사이에 좁은 평야가 있다. 여름엔 덥고 습하며 겨울에도 영하로 떨어지는 날이 드물다. 아열대 식물인 무화과나무가 잘 자랄 수 있는 환경인 것이다. 영암에 무화과나무를 본격적으로 재배하기 시작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1976년 <동아일보> 기사에 따르면 1970년에 삼호농협 조합장인 박부길 씨와 그의 부인 최수자 씨가 외국에서 무화과나무를 가져와 경제 작목으로 퍼뜨렸다고 기록하고 있다. 그때 지금의 주력 품종인 '도후인'이 도입되었다. 영암군은 2010년 현재 600여 농가가 300헥타르의 면적에서 무화과나무를 재배하고 있으며 연간 4000여 톤의 무화과를 생산하고 있다.

최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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