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조천읍] 사계절 자연의 신비로 가득한 천연 삼림욕장, 사려니 숲길

산정호수가 있는 물찻오름으로 이어지는 길은 새 소리 가득한 명상의 길이다.

절물오름 자락에서 시작해 사려니오름으로 이어지는 숲길은 장장 15킬로미터에 이른다. 표고버섯 재배장과 임업시험림으로 연결되는 임도(林道)를 따라 숲길이 조성되어 있는데, 최근 차량 통행을 막고 트레킹 코스로 지정되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 인공조림된 삼나무와 함께 원시식생이 살아 있는 사려니 숲길은 어느 계절에 찾아가도 신선함이 물씬 풍기는 곳이다.

숲 속 이슬을 먹고 자라는 표고버섯을 눈앞에서 마주할 수 있는가 하면 제주를 대표하는 참꽃나무의 연분홍 꽃물결이 숲 속에 번지는 진풍경을 만날 수 있다. 사려니 숲길 중간에 있는 물찻오름은 제주의 오름 중에서 분화구에 호수를 지닌 몇 되지 않는 곳 중 하나다. 붉게 물든 단풍이 잔잔한 수면 위에 비치는 모습이 한 폭의 수채화 같다.

사려니오름 자락에서는 우리나라에서 수령이 가장 오래된 삼나무 군락을 만날 수 있다. 어른 두세 명이 팔을 이어야 겨우 안을 수 있는 삼나무가 무리지어 자라는 곳으로 난대산림연구소의 허락을 받아야만 출입이 가능하다. 온 세상이 하얀 눈에 잠기는 겨울에도 푸른빛으로 무장한 숲의 고즈넉함이 바로 사려니 숲길의 가장 큰 매력이다. 사려니 숲길은 활엽수와 침엽수가 골고루 자라는 곳으로 삼림욕을 즐기기에 제격이다. 특히 피톤치드 함량이 풍부한 삼나무와 편백나무가 숲을 이루어 산림 테라피 프로그램이 진행되기도 한다.

최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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