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고성군] 고니 날아오는 동해안 최대의 자연 호수, 고성 화진포호

소나무숲과 해당화가 아름다운 철새도래지.

천혜의 경관이란 바로 화진포호를 두고 하는 말이다. 둘레 16킬로미터의 눈부신 명사십리 호숫가에는 푸른 소나무숲과 어우러져 붉은 해당화가 만발하고, 겨울철 드넓은 갈대밭 위로 고니의 우아한 날갯짓이 환상적인 한 폭의 그림으로 펼쳐지는 곳이 바로 동해안 최대의 자연 호수 화진포호다. 방랑시인 김삿갓 역시 이곳의 풍경에 반해 잠시 걸음 멈추고 시 한 수 읊었으니, 화진포팔경 중 마지막인 '모화정각(茅花亭閣)'이다. 지금의 죽정1리 호숫가 모래밭에 있었던 정자와 부근 경치의 아름다음이 김삿갓의 마음을 움직였던 것이니, 천혜 절경의 아름다움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경치가 뛰어나 한국전쟁 전에는 김일성 별장, 휴전 이후에는 이승만 전 대통령, 이기붕 전 부통령의 별장을 두었으니, 화진포호는 남북한 공히 최고위층의 휴양지로서도 명성을 드높인 바 있다. 이들 최고 권력자들의 별장은 현재는 관광객들이 들르는 구경거리로 전락해 버렸지만, 분단사를 상징하는 현장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깊어 기념관이나 역사안보전시관으로 활용되고 있다.

전설에 따르면 화진포호는 원래 열산로호 불렸다. 화진포호 건너편에 열산현이라는 마을이 있었는데, 어느 해 큰비가 내려서 집들이 통째로 물에 떠내려가고 마을이 있던 곳이 물에 잠겨 지금의 호수가 된 것이다. 그 후 살아남은 사람들은 열산동 산 쪽으로 마을을 옮겼는데 날씨가 좋고 바람이 없어 물결이 일지 않을 때는 물 아래 옛날 촌락이 있던 터와 담장을 쌓았던 자취가 보인다고 전한다.

최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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