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번 국도] 한반도의 동서 내륙을 관통하는 길, 사천~남해

첨단 바다 요새, 대방진 굴항과 독일마을, 사방이 트여 가슴이 후련해지는 남해 금산 보리안이 있는 곳

남해고속도로 사천 나들목을 빠져나가 3번 국도를 타고 남쪽으로 내려가는 여행길은 그 파란 남해 바다에 나를 맡기는 길이다. 한려해상국립공원에 보석처럼 박혀 있는 섬들을 보며 도시생활에서 쌓인 먼지를 바닷바람에 모두 날려보내기 위해 3번 국도에 몸을 싣는다.

사천시의 실안동에 도착한 시간이 일몰 무렵이라면 사천만이 시원스럽게 내려다보이는 도로변이나 멸치의 비린내가 슬쩍 풍기는 해안에 멈춰 서서 사천만을 황금빛으로, 이어서 붉은빛으로 물들이는 해넘이의 장엄한 미사곡을 감상해야 한다. 사천시와 남해군을 잇는 삼천포대교, 초양대교, 늑도대교, 창선대교는 우리나라의 교량박물관으로 여행객들에게는 흥미로운 드라이브 코스 대접을 받는다. 삼천포대교의 야간 조명을 감상하려면 삼천포 해안광장이 포인트이고 초양도나 늑도라는 작은 섬들의 정취를 즐기기 위해서는 초양대교, 늑도대교에서 빠지는 진입로를 이용한다. 창선삼천포대교 중간부터가 남해군에 속한다.

창선도와 남해도 본섬을 잇는 창선교마저 건너면 본격적인 남해도 해안 일주 드라이브가 시작된다. 3번 국도는 남해군 삼동면의 동부 해안을 따라간다. 특히 물건리에서 미조항 입구까지의 도로가 절정 구간으로 사람들은 이곳을 '물미해안도로'라고 부른다. 3번 국도 드라이브는 미조면 초전마을에서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최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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