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북도 전주시] 옛 선비의 모습 상상하며 느리게 걷고 싶은 곳, 전주역

전주 한옥마을의 항아리에서는 고추장과 된장이 세월과 함께 익어 가고, 농염한 술 향기에 나그네의 걸음이 저절로 멈춘다.

한국의 전통문화를 경험해 보고 싶다면 전주로 가보자. 전주는 조선시대에 전라도 전 지역을 관할했던 행정중심지 답게 뿌리 깊은 역사와 전통이 살아있는 도시이다. 예스러운 삶이 주는 여유로움과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전주한옥체험은 전주를 느끼기에 가장 좋은 방법이다. 용산역을 출발한 기차는 3시간 30분이면 전주에 닿는다. 고풍스러운 한옥 지붕의 전주역은 열차에서 내리는 여행자들을 다정하게 맞이한다. 전주를 대표하는 한옥마을까지는 버스를 타면 30분정도 걸린다.

전주 풍남동, 교동 일대에 악 700여 채의 한옥이 있는 전주한옥마을은 일제강점기 때 일본인들이 중앙동 일대로 진출하자 이에 반발하여 전주 사람들이 교동과 풍남동 일대에 한옥을 짓고 모여 살기 시작하면서 지금의 모습이 형성되었다고 한다. 마을을 걷다 보면 점잖은 선비의 기품이 느껴지면서 발걸음도 느려진다. 길가 도랑을 따라 물이 흐르는데 여름에는 물소리를 듣는 것만으로도 시원함을 느낄 수 있다.

전주를 찾는 이들에게 주는 또 하나의 큰 즐거움은 풍성한 먹을거리다. 그 가운데 대표 음식이 비빔밥이다. 전주의 음식은 여행객의 허기진 배를 든든한 포만감으로 채워준다. 고택의 항아리마다 가득한 고추장과 된장, 간장은 음식에 스며들어 최상의 맛을 선사하고 푸짐한 안주와 함께 마시는 한잔의 막걸리는 나그네의 갈증을 단번에 날려준다.

전주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이 천주교 순교의 역사를 간직한 전동성당이다. 여행길에 꼭 한 번 들러보자.

최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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