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파주시] 가을의 진객, 임진강 참게

가을이면 임진강 수계에 살던 참게들이 서해를 향해 이동한다. 살이 오르고 알이 밴 상태다. 이때 참게가 가장 맛있다.

참게는 논게, 민물게라고도 불린다. 옛날에는 논에도 흔했던 게다. 참게는 평생을 민물에서만 사는 건 아니다. 바다를 오간다. 늦가을부터 겨울에 바다와 기수부(바다와 민물이 섞이는 지역)에서 산란을 한다. 알에서 부화한 참게의 유생은 봄에 하천을 따라 자신들의 부모가 살았던 곳으로 올라온다. 이 어린 참게는 가을까지 민물에서 성장을 하여 제 부모들이 그랬듯이 가을에 산란을 하러 바다로 향한다. 바다로 가지 못한 참게들은 민물에서 굴을 파고 월동을 한다. 바다에서 산란을 한 참게는 죽는다. 참게가 산란하러 바다로 향할 때 가장 맛있고, 어부는 이때를 맞추어 잡는다.

임진강 수계에서 참게를 주로 잡는 지역은 연천과 파주다. 어로허가권이 있는 어부들이 그물이나 통발을 놓아 잡는다. 참게는 야행성이라 낮에 통발을 놓고 적어도 하룻밤이 지난 후에 거둔다. 잡히는 양은 복불복이다. 참게는 떼를 지어 이동하는데 마침 통발이 참게 무리 앞에 놓여 있으면 한 번에 수십 킬로그램을 건지기도 하고 그렇지 못하면 몇 킬로그램으로 만족해야 한다. 임진강 참게를 놓고 연천과 파주 어부들끼리 묘한 경쟁 심리가 있어 어디 것이 더 맛있다고 말들을 하지만 그 행정적 경계가 임진강 전체를 놓고 보자면 애매하다. 연천에 있던 참게가 다음 날 파주에서 잡힐 수도 있는 것이다. 199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임진강 참게는 귀했다. 부실한 수량 관리와 환경오염이 원인이었다. 그런데 2000년대 들어 참게가 부쩍 많이 잡힌다. 강이 맑아지고 어자원 확보를 위한 어린 참게 방류 사업이 큰 효과를 보고 있다.

최세은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