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남도 천안시] 품격 있는 고소함, 천안 호두

호두의 고소함은 품격이 있다. 천안 햇호두는 더 특별하다.

호두는 단단한 껍데기 안에 있는 핵을 먹는다. 중국이 원산지다. 우리 땅의 호두는 고려시대 때 류청신이란 사람이 원나라에서 가져와 천안에 심은 것이 그 기원이라고 하나, 정설은 아니다. 철기시대 때부터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천안이 호두의 시배지이든 아니든 천안은 호두로 유명해졌다. 천안 호두과자 덕분이다.

천안 호두는 대부분 광덕면에서 생산된다. 타 지역에서는 천안 호두라고 부르지만 천안에서는 광덕 호두라 부른다. 류청신이 원나라에서 호두나무를 가져와 심었다는 그 동네다. 광덕산이라는 나지막한 산이 있는데 이 산자락 아래가 호두나무 밭이다. 특히 지장리 일대에 호두나무가 많다. 계곡을 따라 난 길을 쭉 오르다 보면 30~40도 경사진 산자락에 호두나무가 줄을 지어 있다. 호두는 물빠짐이 좋은 모래질의 경사진 곳에서 잘 자란다고 한다. 이 지역이 꼭 그렇다. 광덕면 호두나무 재배 면적은 800핵타르에 이르며 연간 200톤 정도 생산한다. 이 지역의 호두는 9월 10일쯤 수확을 시작하여 말일정도에 끝난다. 과육이 익어 벌어지기 시작하면 장대를 이용해 흔들어 떨어뜨린다. 호두는 자연상태로 두면 과육과 분리된 핵과만 땅에 떨어지지만 이렇게 수확하면 과욱이 단단하게 붙어 있어 사람이 탈피 작업을 해야 한다. 대규모 농장에서는 거적을 덮어 과육이 삭을 때까지 두었다가 탈피 기계에 넣어 돌린다. 부업 수준의 소규모 농가에서는 호두 따는 당일 조그만 몽둥이로 과육을 깨뜨린다. 광덕산에 호두나무가 많아 등산길에 호두 줍는 재미도 있다.

최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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