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 윤은혜, 이럴 거면 SNS 하지말지 [이승길의 하지만]

[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고국에서 벌어진 논란을 외면한 배우 윤은혜의 SNS 글이 더 큰 반발을 낳았다.

윤은혜는 13일 오후 디자인 표절 논란이 불거진 후 처음으로 자신의 SNS인 웨이보에 근황을 담은 글을 남겼다. 문제는 이 글에 한국을 떠들썩하게 한 표절 논란에 대한 어떤 해명이나 반박이 없었다는 점이다. 윤은혜가 중국어로 남긴 글은 이랬다. "다음 주가 기대되지 않나요? 사실 한 번 1등 한 것뿐인데 마치 내가 늘 1등 한 것처럼 얘기하네요. 어쨌든 감사합니다. 하하."

표절 문제를 언급하지 않은 채, 논란의 발단이 된 중국 동방위성TV '여신의 패션' 출연자와 함께 한 모습만을 공개한 윤은혜. 이것이 지난 4일 브랜드 아르케의 윤춘호 디자이너가 표절 의혹을 제기한 이후 윤은혜가 9일 만에 작성한 글이었다.

지난 4일 윤춘호 디자이너가 "아르케와 비슷한 옷이 중국 방송에 나왔는데 다른 여자 분이 만든 옷이었단다"는 글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남기며 논란은 시작됐다. 이에 대해 윤은혜의 소속사인 제이아미엔터테인먼트 측은 지난 6일 보도자료를 통해 표절 의혹을 부인하며 "더 이상의 FW콜렉션을 앞두고 자사의 브랜드를 홍보하기 위해 윤은혜라는 이름을 도용하지 않기를 바라는 바다"는 강경한 입장을 내놨고, 윤춘호 디자이너는 8일 "윤은혜라는 이름으로 노이즈 마케팅 할 이유와 목적이 없으며 노이즈 마케팅으로 인해 아르케가 얻을 수 있는 이익은 전혀 없다. 어떤 디자이너도 이러한 논쟁으로 브랜드의 이미지를 실추시키면서 홍보하는 일은 없다"고 재반박했다. 이후 윤은혜 측은 어떠한 입장도 내놓지 않은 채 입을 닫고 있었다.

논란 과정에서 수많은 이가 지적했듯 '표절' 문제는 당사자의 인정이 없다면 그 진위여부를 판단하기가 무척 어려운 사안이다.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의 표절 논란은 정확한 판단이 내려지기도 전에 여론전 양상을 띠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문제의 당사자들은 더욱 체계적이고 일관되게 자신의 입장을 대중에 전달해야 한다. 의혹에 대해 스스로 억울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면 더 그래야 한다.

하지만 이번 논란 국면 속 윤은혜 측의 위기관리 능력은 낙제점에 가깝다. 늦은 반박은 오해를 불러일으켰고, "자사의 브랜드를 홍보하기 위해 윤은혜라는 이름을 도용하지 않기를 바란다"는 강경한 입장은 더 큰 반발을 낳았다. 그리고 이미 악화된 여론 속에 윤은혜는 한국에서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는 논란을 외면하는 듯한 SNS 글을 남겼다. 한국에서의 논란에 개의치 않고 중국에서 방송활동을 이어가는 그녀의 모습에 대한 지적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의 팬이 아닌 중국의 팬들을 향한 소통을 시도했다는 점도 결코 좋은 반응을 낳기 어렵다.

지난 6일 소속사의 마지막 입장 발표 이후 이번 논란에 대한 윤은혜 측의 대응 방식은 '무(無)대응'이 되는 것처럼 보였지만, 윤은혜가 중국 방송에 모습을 드러내고 SNS를 통해 중국 팬과 호흡하는 것이 꾸준히 이슈가 되는 이상 한국에서의 논란이 저절로 가라앉기는 힘들 것이다. 이렇게 상황은 점점 악화되고 있다.

['여신의 패션'에서 배우 윤은혜(위)가 선보인 의상(아래 왼쪽)과 윤춘호 디자이너의 옷. 사진출처 = 마이데일리 사진DB, 윤춘호 디자이너 페이스북]

이승길 기자 winning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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