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철원군, 평강군] 서울 면적보다 넓은 평야, 철원 용암대지

두루미와 독수리가 날아오는 생태관광지로의 변모

지금은 국토가 분단되어 운행이 중단되었지만 철원 용암대지 추가령지구대로 서울에서 원산까지 경원선 철도가 통과했다. 조선시대에는 도봉산과 수락산 사이 누원을 거쳐 원산으로 이어지는 교통로였다. 서울에서 회양, 원산, 북청, 경성, 회령, 경흥, 함경북도 서수라까지 연결하는 관북로(關北路)로, 서울에서 부산까지의 영남대로나 의주까지의 의주대로와 마찬가지로 중요한 길이었다.

철원평야라고도 일컫는 이곳은 철원을 중심으로 평강, 이천, 김화, 회양 등 5개 군에 걸쳐서 약 650제곱킬로미터의 서울 면적만 한 광활한 대지가 펼쳐져있다. 육당 최남선은 금강산 가는 길에 펼쳐진 삼방협곡의 경이로운 풍경에 찬탄과 더불어 후고구려의 궁예에 관한 회상을 남기기도 했다. 서기 905년 궁예는 바로 이곳에 대동방제국 수도를 건설하고자 했으며, 현재 그의 도성흔적이 비무장지대 안에 고스란히 남아 있지만 확인 할 길은 없다. 한국전쟁 당시 철원, 평강, 김화를 잇는 '철의 삼각지'로 유명한 격전지가 이곳인데, 근처에 백마고지, 단장의 능선, 김일성고지처럼 악명 높은 고지 쟁탈전의 현장이 솟아 있기도 하다.

철원 평강 용암대지는 단층열곡을 이룬 추가령지구대를 따라 분출한 용암이 전곡과 고랑포 사이 낮은 지대를 메워서 생긴 지형이다. 용암대지 평균고도는 300미터로 평강 남서쪽 5킬로미터 지점에 분화구를 가진 압산(鴨山)이 있다. 458미터 압산 분화구에서 엄청난 양의 용암이 분풀해 흘러내렸는데, 남쪽은 전곡, 북쪽은 삼방협과 석왕사 부근, 동쪽은 창도 부근까지 화강암 지층을 뒤덮었던 것으로 본다.

최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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